공사비 9200억 갈현1구역…'현대vs롯데' 맞대결
한남3구역 18일 입찰 마감…'현대·대림·GS' 삼파전
   
▲ 서울 은평구 갈현동 주택가./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올해 초대형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은평 '갈현1구역'과 '한남3구역'의 시공권 확보를 위한 '수주 혈전'이 시작됐다. 두 사업지 모두 사업의 규모와 상징성이 커 건설사들이 혈안이 돼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들은 올 상반기부터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기다려온 2건의 서울 지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에 나섰다.

먼저 갈현1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8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고, 현장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 롯데건설 등이 참여하며 수주전을 예고했다.

갈현1구역은 서울 은평구 갈현동 300번지 입대를 지하 6층~지상 22층 32개동, 총 4116가구 아파트로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추정 공사비만 9200억원에 달한다. 

입찰보증금은 1000억원(현금 600억원, 이행보증보험증권 400억원)이다. 앞서 열린 현장설명회에서 롯데건설, 현대건설, GS건설 등 3곳이 입찰보증금 중 일부인 5억원을 내고 참여했다. 이 중 롯데건설이 가장 먼저 보증금을 완납했고 현대건설이 입찰 마감 직전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수주권 경쟁은 양강구도로 확정됐다.

당초 현대, GS, 롯데의 3파전으로 예고됐었지만 지난 11일 마감된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롯데건설과 현대건설 두건설사만 참여했다. 

이에 대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한남3구역에만 집중하기 위해 갈현1구역에서 발을 뺀 것"이라고 말했다.

   
▲ 한남3구역 주택가 일대 전경./사진=미디어펜

서울 역대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으로 꼽히는 한남3구역은 오는 18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다. 한남3구역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 38만6395.5㎡ 부지에 지하 6층~지상 22층 아파트 197개동, 총 5816가구를 짓는 재개발 사업으로 사업비가 1조8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현대건설이 유일하게 입찰보증금 1500억원을 납부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보증금 5억원을 내고 참여한 건설사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등 5곳이었다.

이후 조합에서 컨소시엄(공동도급) 불가 방침을 내렸고, 현재 한남3구역 재건축은 단독시공 확약서 등을 제출한 GS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의 3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GS건설은 이날 한남3구역 단지명을 '한남자이 더 헤리티지'로 정하고 16일 세계적인 건축설계회사인 어반에이전시(UA) 등과 함께 단지 설계안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특히 GS건설은 한남3구역에 초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만큼 상권 활성화 계획까지 아우르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물불 안가리고 선제적으로 총력을 펼치는 이유는 사업의 규모와 상징성 때문이다. 대규모 사업지인 데다, 해당 사업지를 수주할 시 한남뉴타운2·4·5구역, 압구정3구역 등 향후 진행될 서울 지역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갈현1구역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와 치열한 수주 경쟁으로 건설사마다 목표 수주액을 달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사비 1조원에 달하는 갈현1구역 사업장을 수주하게 된다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숨통이 트이게 되는 것이다. 특히 강북권 최대 규모의 단지로 조성될 것이기 때문에 향후 해당 지역 수주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 경기침체와 해외 수주환경 악화로 건설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인 만큼, 미래 먹거리 확보와 실적 안정 차원에서도 각 업체들이 갈현1구역과 한남3구역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옥죄는 정부의 규제로 인해 건설업계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해당 사업지를 따내게 되면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수주 실적을 만회함과 동시에 먹거리 확보가 되는 것"이라며 "아울러 수주전에서 깃발을 든 건설사가 브랜드 파워를 과시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수주전에서도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확률이 커진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