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은 16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KBS를 규탄하는 여론전을 펼쳤다. 유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KBS 기자를 향한 성희롱 발언이 나온 것을 두고서다. 한국당은 “어제도 KBS는 일개 좌파논객의 유튜브로부터 조롱당했다. KBS의 참담한 현주소”라며 “민망한 ‘조국 구하기’를 당장 중단하라, ‘달나라 궤변’을 멈춰라”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정문 앞에서 ’KBS 편파 보도 및 양승동 사장 사퇴 촉구 규탄대회’를 열었다. 당 언론장악저지 및 KBS 분리징수특위 위원장인 박대출 의원은 규탄사에서 “알릴레오 생방송에서 KBS 여기자에 대한 성희롱적 발언이 나왔다”며 “알릴레오는 그(성희롱) 내용을 아무런 제지 없이 내보냈다. 문제가 되자 뒤늦게 동영상을 삭제했다는데, 즉석에서 제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성희롱 발언 판을 깔아준 책임은 유시민 씨가 져야 한다”며 사과도 요구했다.

전날 알릴레오 생방송에 출연한 아주경제 법조팀장 장용진 기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보도를 해온 KBS 법조팀 A기자에 대해 “검사들이 A기자를 좋아해 (수사 내용을) 술술술 흘렸다. 검사들에게 또 다른 마음이 있었을지 모르겠다”고 발언했다. 그는 “A기자가 국정농단 사건 때부터 치밀하게 파고들어 검찰과 관계가 넓어졌다. A기자를 좋아하는 검사들이 많아 많이들 흘렸다”고도 했다.

유 이사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와 관련한 보도를 문제 삼자, KBS가 즉각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한 데 대한 성토도 나왔다. 박 의원은 “KBS 사장은 유튜버 말 한마디에 굴복했다. 기자를 인질로 내주고, 자리 보전한 것”이라며 “삼전도 굴욕보다 더 하다. 인조는 45일간 항전이라도 했지 KBS 사장은 말도 못 하고 하루 만에 무릎을 꿇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당 미디어특위 위원장인 박성중 의원도 “유시민 사태를 돌아보면 KBS 기자들이 뭘 잘못했나”라며 “사명감을 가지고 취재하던 기자들을 물리치고 유시민 말 한마디에 무릎 꿇는 것이 KBS 사장”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양승동 KBS 사장은 국민과 한국당에게만 오만방자하고 권력 앞에서는 굽신거린다”며 “KBS를 망치고 있는 양 사장과 추종세력을 국민의 이름으로 규탄하고 파면하자”고 했다.

이후 규탄대회에 참석한 심재철·안상수·윤상직·송희경·강효상 등 한국당 의원들과 운집한 100~200여 명은 ‘편파보도 KBS 양승동은 사퇴하라’ ‘문정권 홍위방송 KBS는 각성하라’ ‘정권 나팔수 KBS 수신료 거부한다’ ‘편파방송 양승동은 사과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반대편에서는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가 ‘언론장악 전문 정당 자한당을 규탄한다’는 피켓을 들고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한편, 유 이사장은 이날 알릴레오의 성희롱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유 이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해당 기자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진행자로서 생방송 출연자의 성희롱 발언을 즉각 제지하고 정확하게 지적해 곧바로 바로잡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저의 큰 잘못”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