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1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정치적 고비 때마다 찾았던 백두산과 양강도 삼지연의 건설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이 강요해온 고통이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말해 올해 연말까지를 시한으로 정해놓은 북미협상과 관련해 새로운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

특히 김 위원장은 조부인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 성지인 백두산에 백마를 타고 오르는 장면을 연출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력갱생’을 외치며 대내 결속을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당과 국가, 무력의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백두의 첫눈을 맞으시며 몸소 백마를 타시고 백두산정에 오르셨다”며 김 위원장이 백두산을 배경으로 백마를 타고 있는 사진도 공개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더는 고통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하시면서 우리는 적들이 숨조이기하려 들면 들수록 자력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기치로 들고 계속 잘 살아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씀하시였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이 우리는 그 누구의 도움을 바래서도, 그 어떤 유혹에 귀를 기울여서도 안된다고 하시면서 오직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길을 불변한 발전의 침로로 정하고 지금처럼 계속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시였다”고 말했다.

이 통신은 북한이 ‘지방 현대화의 모범’으로 꼽고 있는 삼지연 건설현장 시찰에 나선 김 위원장을 수행한 간부들을 소개하며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인 조용원, 김여정, 리정남, 유진, 박성철, 홍영성, 현송월 동지와 국무위원회 국장 마원춘 동지가 동행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백두산 및 삼지연 방문은 북한 보도 기준으로 지난 4월4일 이후 195일만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2.28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자 이곳을 찾았다. 그리고 이번 방문으로 지난 5일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변곡점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백두산 지역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2013년 11월30일 삼지연 혁명전적지를 찾은 뒤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했고, 장거리미사일(화성-15형) 발사와 핵 보유 선언을 한 직후인 2017년 12월 9일 백두산을 등정한 뒤 남북관계 및 북미 협상에 나섰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당 간부들과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조선중앙통신

한편,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행은 새로운 길의 결단이 아니라 경제발전 집중노선의 재다짐에 목적이 있어보인다”며 “삼지연 가꾸기를 경제집중노선 사업의 전형으로 이끌면서 내년도 당 창건 75주년의 성과물로 내세우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보도의 순서를 보면 백두산행보다 삼지연 현지지도가 우위에 있다”면서 “새로운 길 결단보다 경제집중노선의 재다짐을 통해 내년도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사회주의 경제강국을 선언하려는 의도에 무게중심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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