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청년주택 개발, 전체 면적 중 공공임대 17% 그쳐
"개발이득 사유화 하는 방식 중단…공공이 직접 공급해야”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서울시가 청년주거 안정을 외치며 온갖 특혜로 추진하고 있는 역세권 청년주택사업이 토지주와 개발업자에게 막대한 이득을 안겨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후 전체 면적 중 공공임대 면적은 17%에 불과했다. 역세권 개발을 통해 공공임대주택을 늘린다는 것이 서울시의 주장이지만 실상은 토지주와 개발업자들의 개발판을 만들어 주는 꼴이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의원실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역세권청년주택 인허가 완료사업 현황’에 따르면, 전체 개발 연면적 중 공공임대주택은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영 대표는 “역세권을 개발해 임대주택을 찔끔 얻어내는 방식으로는 서울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이룰 수 없다”며 “개발을 자극하고 개발이득을 사유화 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토지 공공보유 공영개발로 더욱 저렴하고 개발이익을 공공이 공유할 수 있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진=정동영 의원실.

청년주택은 저밀도 역세권을 용도변경·개발해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 전량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정책이다. 서울시는 대상지 중 30%만 개발돼도 임대주택 20만호가 건설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중 SH공사의 공공임대주택(행복주택, 전용45㎡ 이하)은 4만호로 일부분이다. 16만호는 민간이 준공공임대주택(전용 85㎡ 이하)으로 공급한다.

정동영 의원실은 실제 현재까지 인허가가 완료된 38개 사업 중 26개 사업의 용도가 바뀌면서 용적률이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용적률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연면적의 비율을 말한다. 용적률을 높여 개발을 촉진하는 대신 임대주택을 얻는 방식인데 임대주택 비율이 너무 낮아 임대주택 공급 정책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정동영 의원실은 서울에서 개발 연면적이 가장 큰 곳은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청년주택이라며 개발 후 용적률 962%, 연면적 3만평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중 공공임대주택은 7000평으로 23%에 불과하다. 은평구 대조동에 공급하는 청년주택의 경우 2만6000평으로 개발되지만, 임대주택은 1500평으로 5.8%로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이전 3종일반, 준주거 용지로 250-400%의 용적률이 허용되던 토지가 3종일반, 상업용지로 변경되면서 690%로 개발됐다는 것. 

역세권청년주택 처음으로 임차임을 모집한 충정로 청년주택의 경우에는 250%이던 허용용적률이 463.8%로 두배 가까이 상승했지만, 공공임대 주택은 920평을 환수하는데 그쳤다.

용도가 바뀌면서 용적률이 증가한 26개 사업 평균 300%의 용적률이 상승했지만 3.9만평, 사업장당 1500평의 공공임대주택이 증가했다. 용도가 바뀌지 않는 나머지 지역을 모두 포함할 경우 개발 후 전체 면적 27만평 중 공공임대 면적은 4만6000평,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서울시가 계획했던 전체 개발 주택 중 임대주택 비율인 20%에도 약간 모자른 수준이다.
   
▲ 사진=정동영 의원실.
아울러 정동영 의원실은 올해 공급되는 물량을 대상으로 해도 공공임대는 연면적 기준 11%, 세대수 기준 15%로 오히려 더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서울시가 사실상 8년 후 분양전환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어 땅값 시세차익과 분양전환 수익 등 더욱 큰 수익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집값 상승 등으로 인해 민간사업자들이 애초 계획보다 더욱 비싼 가격에 분양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동영 대표는 “역세권에 땅을 가지고 있는 토지주와 이를 매입해 개발 사업을 하는 건설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방식의 중단을 촉구한다” 며 “청년들의 주거안정과 미래를 위해 공공이 책임감을 가지고 직접 주거안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동영 의원은 수년간 국정감사를 통해 역세권 부지를 직접 매입해 토지임대건물분양주택으로 공급할 경우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공급이 가능하고 공공은 토지가격 상승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해온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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