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2015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출장 갔을땐 대부분의 택시가 내연기관(디젤)차량이었으나, 올해 다시 가보니 테슬라로 가득했다."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더 배터리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최근 전기차(EV) 모델들은 초기 제품이 제공하지 못했던 성능과 가치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현재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EV 가격경쟁력이 뒤지지만, 이를 낮추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환경 규제가 EV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유럽연합(EU)의 경우 내년부터 차량 1대당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95g으로 규제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95유로의 벌금을 매길 예정"이라며 "중국은 100㎞ 주행에 필요한 연료를 50ℓ로 제한한다는 계획으로, 이를 어길시 판매를 막는 등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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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더 배터리 컨퍼런스'에서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그는 "미국도 비슷한 규제를 추진하고 있어 제조사들이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만드는데 매진하고 있다"면서 "볼보는 내연기관 개발을 멈추고, EV와 HEV로 모든 차종을 바꾸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고 부연했다.
김 사장은 "폭스바겐(VW)그룹이 최근 발표한 내용을 보면 80개 이상의 EV 모델을 출시하고, 향후 10년간 20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며 "이는 2년전 대비 5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다임러 신임 CEO도 10년 내에 모든 차종을 EV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너럴모터스도 조만간 HEV 생산을 멈추고, 2021년부터 순수 EV 모델을 내놓겠다고 했다"면서 "현대자동차도 유럽에서 순수 EV 모델 10종을 론칭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4년 자동차 판매량의 15%(1300만대) 가량을 전기차가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며 "SNE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기차배터리 시장규모는 메모리 반도체(1500억달러 상당)에 근접하는 등 EV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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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연구원들이 전기차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사진=LG화학 |
다만 "전기차는 130년의 역사를 지닌 내연기관과 부족하면 아직 갈 길이 멀고, 주행거리와 충전시간을 비롯한 성능과 비용 및 인프라 개선 외에도 밸류체인 강화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제품 안전성과 신뢰도 및 공간 활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5년이면 OEM들이 원하는 수준의 가격경쟁력(100달러/kWh)을 갖출 수 있겠으나, 고성능 제품의 경우 좀 더 높은 단가가 책정될 수 있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디자인 개선 △광물 채굴에서부터 밸류체인 전 과정에서의 비용절감 △스마트팩토리를 비롯한 제조공정 효율화 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 사장은 "EV 제조과정에서 배출되는 CO2의 3분의 2는 소재를 만들 때 나오고, 나머지 3분의 1은 배터리 제조과정에서 발생한다"면서 "재생에너지 사용 등으로 이를 80% 가량 낮출 수 있으며, 일부 설비는 이미 'RE100'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기차용 배터리의 경우 30만km 주행시 80% 이상의 잔존가치가 있어 사용후 에너지저장시스템(ESS)으로 재활용도 가능하다"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점도 EV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라고 설파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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