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최근 고용 회복세에 대한 보고를 받고 “최근 고용 상황에서 40대와 제조업의 고용 감소가 가장 아픈 부분”이라며 “이에 대한 대책을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 관계 장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또 “청년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나 체감 상황이 여전히 어려운 이유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라”고 당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G20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는 먼저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먼저 최근 경제 동향과 대응 방향을 보고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청와대

이어 참석자들은 글로벌 경기, 통상 분쟁, 반도체 가격 인하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이 수출·투자 등 우리 경제에 미치고 있는 영향에 대해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벤처투자 확대, 수출 증대, 신산업 육성과 제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은 만큼 소재‧부품‧장비 대책 마련 때처럼 부처 단위를 넘어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 정책 노력을 정부 부처가 통합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 1월 1일부터 50~299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인 주 52시간제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사정을 감안해 보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주 52시간제와 관련해 첫째는 경사노위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룬 탄력근로제가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최대한 입법 심의를 지원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하지만 국회 입법 상황을 봐가면서 여러 다른 변수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의 추가 보완 방안들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 입법 상황을 봐가면서 정부가 행정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추가 보완 방안을 노사 의견수렴 등을 거쳐 마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동향 및 대응 방안과 관련해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방역 강화 조치와 야생멧돼지 관리 대책을 보고했으며 관련 부처에서 역학 조치, 연구기관 협업, 예산지원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문 대통령은 ASF 방역을 위해 고생하는 일선 공무원, 군인, 농가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남쪽 지역으로 확산을 차단하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AI·구제역 등 기타 가축질병과 독감 등 전염병 발생이 우려되는 시기인 만큼 국민들이 미리 알고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관계부처들이 힘을 모아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한 경제장관 모두에게 “모든 부처가 함께 힘을 모아 경제활력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논의의 자리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민간 활력을 높이는데 건설투자의 역할이 크다”며 “필요한 건설투자는 확대해 나가야 한다. 생활 SOC 투자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경기침체가 뚜렷해지자 정부가 건설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건설투자를 해야된다는 다른 방향의 말씀들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정부의 정책 방향인 국민생활여건을 개선하는 건설투자를 접고 건설 대전환으로 가려는 것으로 보지 말아 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미 내년도 SOC예산을 두 자릿수인 13%로 늘린 상태이고, 이에 더해 대통령이 건설투자 확대를 언급한 것은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쓸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 관계자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건설들은 조금 더 빨리 실행될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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