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가 날개를 쫙 펴더니, 우리들 쪽으로 빙글 돌다가 저 쪽으로 날아갔다. 우리 중에서 “비둘기 닭둘기 돌 있으면 던져야겠다”고 했다. 비둘기 땜에 토종 까치, 참새들 먹을 게 없어져, 비둘기 세상이 됐다는 것이다.

비둘기 날면서, “저기 걸어 다니는 물체들, 주의해야지, 돌 던질 지 몰라, 어떤 물체는 식사를 주기도 하지만, 요즘은 뭔갈 던져서 날갤 다치기도 했다는 소식이 있어” 생각할 지도 모른다.
비둘기 땅에 내려, 걸어서 사람 쪽으로 다가간다. 뒤뚱 뒤뚱 닭둘기. 사람에게 비둘기면, 비둘기에게 사람은 뭘까 무서운 사람, 편안한 사람 쯤 비둘기도 분별하는 것인지, 눈치보며 사람 사이로 가만 가만 걸어간다.

나니까 나는 새들, 뛰니까 뛰는 동물들일까 그들에게 사람은 뭘까 자주 털을 갈아입고, 뛰는 데 빠르지 못해 뭔갈 의지해서 옮겨 다니고, 또 날아다니는, 가끔 소리 질러 겁주고, 또 밥주는 알다가 모를 동물의 한 종족쯤.
비둘기 겁 없이 사람사이로 힘차게 날아, 날개를 자랑하듯, 하늘에서 땅을 내려다본다. 사람이 보든, 그렇지 않든, 여하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