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고객 확보한 은행사일수록 부담 더욱 커질 것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은행 앱을 하나로 통합해 이용하는 건 편하지만 금융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인가? 책임 소재를 불분명하게 해서 각 금융사들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 계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도입되며 일각에선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해당 우려에 대한 각 은행사들은 ‘책임 회피는 결코 없다’는 입장이다. 

오픈뱅킹 서비스는 고객의 잘못으로 인한 착오송금, 금융사의 보안 문제 취약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해킹 문제 등 각종 전자금융사고에 대해 이용 플랫폼사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 사진=신한 '쏠(SOL)'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오픈뱅킹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 설명회’를 열고 10개 은행(NH농협·신한·우리·KEB하나·IBK기업·KB국민·BNK부산·제주·전북·BNK경남은행)에서 같은날 오전 9시부터 오픈뱅킹 고객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8개 은행(KDB산업·SC제일·한국씨티·수협·대구·광주·케이뱅크·카카오뱅크)은 준비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는 12월18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 핀테크 기업 140여개도 참여할 계획이다.

오픈뱅킹은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고객 금융데이터를 API(오픈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방식으로 제3자 서비스 제공자에게 공개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오픈뱅킹 시스템은 사실상 24시간, 365일 운영되며, 은행과 핀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는 등 소비자들의 금융서비스 이용이 편리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오픈뱅킹은 말 그대로 은행 계좌와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는 이체와 거래내역 조회 기능이 가능하지만, 은행에 따라 자산관리나 대출처럼 보다 복잡한 서비스도 차례로 열릴 예정이다. 

다만 공유 플랫폼을 통해 금융 정보가 공개됨에 따라 금융업계에선 보안 문제에 각별히 주의를 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감한 금융정보를 한곳에 모아놓은 만큼 해킹이나 보안사고가 난다면 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픈뱅킹 시스템 내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선 플랫폼사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구조로 향후 다수의 고객을 확보한 은행사일수록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KB스타뱅킹의 경우 10월 기준 1530만건의 누적다운로드 수를 기록해 오픈뱅킹 서비스 통합 고객을 가장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의 경우 원터치 개인뱅킹과 우리WON뱅킹의 고객을 합쳐 약 132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신한은행 ‘쏠(SOL)’경우 지난 8월 기준 가입 고객이 1000만명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고객이 늘고 있어 곧 1200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금융사들이 시범 가동 기간동안 편의성보단 ‘보안’에 집중하길 권고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시범 가동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오픈뱅킹 서비스에서 고객 데이터가 해킹된다면 말그대로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에서 가상계좌로의 입금은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취약점을 정부도 알고 있다는 것”이라며 “편의성 보단 보안에 집중을 기해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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