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출, 467억8000만달러, 전년비 14.7% 감소
반도체 회복 가능성 의문…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미·중 경제전쟁과 일본 수출 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수출 감소세가 11개월간 지속된 가운데 내년 반등 여부를 놓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67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했다. 이는 올해 최대이자 3년 9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으로, 지역과 품목을 망라하고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액 1만달러가 넘는 품목 중에서는 선박(25.7%) 만이 수출이 늘었으며, 지역별로도 중동(0.9%)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실적이 하락했다.

수출 감소 요인으로는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글로벌 경기둔화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집계한 지난 8월 수출 상위 10개국 수출 증감률을 보면 수출이 늘어난 국가는 단 한 곳도 없었으며, 중국과 일본의 경우 9월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 부산신항에 정박 중인 선박과 컨테이너 야드 전경. /사진=한국선주협회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최근 수출 물량은 줄지 않고 있으며, 반도체 가격하락 추세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10월을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수출 감소폭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브렉시트 시한 연기, 반도체 가격 회복, 수주 선박 인도 본격화 등이 뒷받침 된다면 내년 1분기에는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반도체 가격 회복 △미중 경제전쟁 1단계 협상 타결 가능성 △선박·자동차 수출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1~10월 누적 수출 물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어났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5G 통신 도입으로 신산업 개발이 가속화되고, PC 수요 확대 등으로 반도체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산업부는 기저효과도 언급했다. 지난해 10월 수출액은 548억6000만달러로, 우리나라가 무역통계를 작성한 이래 2위에 해당하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이에 따른 교역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낙관을 하기는 어렵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전망했으며, 내년도 역시 3.0%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 월별 수출 증감률/자료=산업통상자원부


특히 주요국 경제성장률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미국은 내년에 1% 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또다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독일 3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가 유력하며, 중국과 인도 역시 예년보다 못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이 공급과잉의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반도체는 완만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으며,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의 경우 중국 등 아시아와 미국 등에서 설비 신·증설이 확대되면서 다운사이클을 지나고 있다.

한편, 성 장관은 이날 '수출상황점검회의'에서 무역금융 60조원 지원, 수출 마케팅 3524개사 지원, 분야별 수출지원 대책 마련 계획, 수출계약기반 특별보증 확대, 국가개발 프로젝트 보증 등 수출 추세반전을 위한 지원 계획도 발표했다.

임종화 경기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는 "최근 수출부진은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 등으로 이미 예견된 사태"라며 "정부가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돈을 풀어서 수출을 늘린다는 것은 문제있는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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