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은행 10곳의 주요 서비스가 통합되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되면서 고객들을 잡기 위한 은행들의 고민이 새로운 시도를 낳고 있다. KB국민은행은 LG유플러스와 협업해 금융업-통신업 융합 시도에 나섰고, KEB하나은행 역시 SK텔레콤과 제휴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시중은행 10곳을 중심으로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작됐다. 기존 은행 중 주거래은행 앱 하나만 있으면 자신이 보유한 타행 계좌 모두에 대한 조회‧이체 서비스 등이 지원되는 서비스다. 

   
▲ 지난달 28일 오전 개최된 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론칭 행사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행 고객들은 복잡하게 여러 은행의 어플을 전부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은행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고객들의 스마트폰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은 고객들을 잡기 위한 혁신 경쟁에 나섰다. 필요하다면 다른 업권에 진출하는 도전도 감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일 가상통신망서비스(MVNO)인 ‘리브 모바일(Liiv M)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다. 리브 모바일은 KB국민은행이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출시한 서비스로, KB국민은행은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 요금을 대폭 할인해주고 알뜰폰 업계 최초로 5G망도 제공한다.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은 모바일 웹 또는 전화 상담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신청 고객들에게 자체 개발한 전용 유심칩을 보내준다. 수도권의 경우 ‘당일배송’도 가능하다. 이 유심칩에는 KB국민은행이 개발한 전용 모바일 공인인증서가 탑재돼 있다. 즉, 유심칩만 있으면 공인인증서나 앱을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바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단순하고 저렴한 요금제도 장점이다. 5G요금제는 스페셜 요금제(월 기본요금 6만6000원·월 180GB 제공)와 라이트 요금제(월 4만4000원·월 9GB) 등 2종으로 구성돼 있다. 급여 또는 4대 연금 이체 등 거래 실적과 제휴카드 청구할인 등이 더해지면 3만7000원까지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LTE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최대 할인을 적용받으면 월 7000원에, 일부 데이터 요금제는 무료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앞으로 갤럭시노트10 시리즈·갤럭시 A90 등 5G스마트폰과 갤럭시 S10·A50 등 LTE 모델 등을 저렴하게 판매할 계획도 함께 내비쳤다.

국민은행의 이번 서비스는 사실상 은행이 통신업에 ‘진출’한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융혁신과 핀테크의 새로운 사례로 자리매김함으로써 다른 은행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을 줄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의 경우도 이미 SK텔레콤‧SK텔링크(알뜰폰 사업자)와 손잡고 금융상품 사용 실적에 따라 알뜰폰 요금제를 할인해 주는 제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제휴를 통해 금융실적을 통한 통신요금 할인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등이 고객에게 지원된다.

KEB하나은행의 경우도 알뜰폰 유심칩에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개인식별 기능을 탑재해 복잡한 절차 없이 다양한 금융 업무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게 된다. 실제 통신상품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한 금융업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업권에 진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하면서 “은행들의 경쟁이 활발해질수록 금융고객 입장에선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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