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부처까지 갈등·문제해결보다는 책임 떠넘기기…이런 정부는 없었다
'타다'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네 탓과 책임 돌리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한마디로 블랙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무능하면 책임이라도 져야 한다. 무능의 책임을 지지 못하면 세금을 축내는 공복은 그만두는 게 맞다. 점입가경 ‘타다’사태는 정부는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떠오르게 한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차량 호출서비스 '타다'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재웅 쏘카(타다 모회사)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타다 운영사)를 불구속기소했다. 유사 서비스인 ‘파파’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파파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큐브카 김보섭 대표에 대한 고발 사건을 서울 강남경찰서로 보내 조사하도록 했다.   

파파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6만명의 누적 가입자가 사용 중인 차량 공유 서비스다. 깁 대표는 "업계, 국토교통부 등과 상생안을 만들고 있었는데 당혹스럽다"고 했다. 앞서 이재웅 대표는 기소 직후 페이스북에 "(타다는) 130만 명이 넘는 이용자와 9000명에 이르는 드라이버를 고용하는 서비스이자 현실에서 AI 기술을 가장 많이 적용하는 기업 중 하나"라는 글을 올리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 문재인 정부의 '타다' 검찰 기소는 4차산업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비롯한 청와대까지 나서 검찰 비판에 나선 것은 조국 사태로 인한 앙금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서울 시내 거리에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차량과 택시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공유산업은 세계 각국이 사활을 걸고 있는 미래산업이다. 타다와 파파는 기존 산업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서비스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산업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모든 나라가 신서비스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유독 한국만이 규제와 눈치보기로 어렵게 틔운 싹마저 자르고 있다. 

택시업계가 타다를 고발한 지는 8개월 넘었다. 그동안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물론 관계부처와 청와대까지 손을 놓고 있다 기소사태에 이르자 일제히 검찰 때리기에 나섰다. 서로가 책임을 미루며 보고조차 받지 못했다는 어이없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의 비난여론에 직무하자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은 무능정부의 모범답안을 보는 듯하다. 능력이 없음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지만 부끄러움조차 모른다. 모두가 직무유기다. 갈등과 이해 조정 없이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하다사태를 키운 이 나라 책임 있는 공직자들은 대체 어느 나라 공직자인가.

두 번이나 검찰의 의견 요청에 무대응으로 일관해 사실상 기소를 방치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사법적으로 접근한 것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라고 기가막힌 유체이탈 화법으로 검찰을 겨냥했다. 박영선 중기벤처부 장관은 "검찰이 너무 앞서 나갔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상생 해법이 작동되기 전에 이 문제를 사법적 영역으로 가져간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30일 한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굉장히 큰 비전을 말씀하시는 날이었는데 정말 공교로운 일이었다"고 했다. 검찰이 타다를 기소한 날 문재인 대통령은 인공지능(AI) 국가 전략에 대한 비전을 밝힌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맹목적이다.  

일부 매체는 '모르쇠'로 일관해 온 청와대도 보고를 받았던 것으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가 지난 7월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에 대한 검찰의 기소 방침을 청와대에 보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그동안 청와대가 "어떤 보고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 해명의 진실성에 의혹이 간다.  
  
청와대는 물론 주무부처와 관련 기관이 모두 오리발을 내밀며 검찰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조국 사태'로 인한 앙금을 치졸하게 덮어씌우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런 정부와 공직자들을 믿고 감히 신사업에 도전장을 낼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가 손대는 일마다 뒤틀리고 꼬여만 간다. 담당 부처 장관들은 남의 일인 양 변명의 일상이다.

타다 사태는 무능 정부의 민낯이다. 안보 경제 교육 부동산 등 손대는 것마다 탈만 난다. 모든 게 남의 탓이다. 한쪽만 보고 달리는 정부의 정책이 나라 정책을 헝클어 놓고 있다. 미래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내편 네 편을 부추기는 갈등의 정책이다.

보여주기 위한 쇼의 극한 희망고문이다. 타다의 사태는 정부가 풀어야 한다. 미래 4차 산업 혁명이 이끌어 올 새 시대에 대한 바로미터다. 책임 떠넘기기에 바쁜 청와대와 장관, 관계기관의 장들이 심기일전해야 한다.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능력을 핑계로 덮을 수는 없다. 이런 정부가 혁신을 외친다. 개가 웃을 일이다.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직무유기를 한 사람들이 목청을 높이는 세상이다. 문재인 정부의 반성 없는 자기 합리화는 ‘그들만의 리그’다. '타다'를 통해 보여준 그들의 무책임한 모습에 국민의 울화통이 터진다. 부끄러움은 지금 글로벌 세계를 살아가는 국민 몫이다. 블랙코미디는 끝나지 않았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