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정부 합동점검…3개 건설사 입찰권 무효 가능성 커
한남3구역 재입찰 시 후보, 대우·삼성물산·HDC현산·롯데 거론
   
▲ 한남3구역 일대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올 하반기 강북권 최대어 재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한남3구역을 향해 정부가 칼을 꺼내들었다. 정부의 합동점검 결과에 따라 한남3구역 최악의 시나리오는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3개 건설사 모두 입찰권을 박탈당하는 것이다.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재입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이 한남3구역 수주전 '새판짜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한남3구역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은 벌써부터 눈치작전에 돌입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국토부·한국감정원이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지난 4일부터 오는 15일까지 한남3구역 시공사 입찰 선정과정 등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정부는 현재 한남3구역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입찰제안서 내용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합동점검 결과, 3사의 입찰제안서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결론이 난다면 입찰에 참여한 3개 건설사의 입찰권이 무효화 될 수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의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르면 시공사는 규정 위반 시 입찰자격이 박탈되고 해당 시공자의 입찰보증금은 조합에 귀속된다. 

정비사업 관계자는 "정부의 합동점검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한남3구역 사업장이 너무 과열된 만큼 정부가 본보기로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이에 현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입찰권이 박탈되고,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가운데 한남3구역 조합은 발 빠르게 시공사 재입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깜짝 등판 주인공으로 물망에 오른 건설사는 삼성물산,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다.  

◇대우건설, 몸값 높이기 주력…한남3구역 관심 

첫번째 후보는 한남3구역 시공사 현장설명회에 참석했지만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대우건설이다. 내년 하반기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매각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 대우건설은 수주잔고를 늘리는 등 몸값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던 대우건설은 무효표 논란과 소송전 등 우여곡절 끝에 경쟁사였던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으로 구성, 입찰에 나섰지만 유찰됐다. 이에 향후 한남3구역이 시공사 재입찰을 할 경우 입찰에 적극나설 가능성이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웬만한 대형건설사들이라면 한남3구역 입찰을 검토해 볼 것"이라며 "한남3구역이 재입찰을 하게 된다면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지만,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래미안 성공적인 복귀 노릴까

지난 2015년 이후 국내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삼성물산도 깜짝 등판 후보로 거론된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현장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수주 참여 의사를 보이기도 했지만, 최종 입찰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보수적인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업계 내에선 삼성물산이 복마전으로 변질되는 수주전에 대한 참여 부담으로 입찰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정부의 합동점검 결과 이후 한남3구역이 재입찰에 나설 경우 적법한 수준에서의 클린경쟁 수주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투명성이 보장되는 시공권 확보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삼성물산이 입찰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한남3구역 입찰에 참여해 시공권을 확보하게 된다면 '래미안'의 성공적인 귀환이 될 수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정부의 한남3구역 합동점검 결과도 안 나왔고, 결과가 나와 현재 입찰에 참여한 시공사들의 입찹권이 무효가 된다고 해도 소송전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커 재입찰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한남3구역이 재입찰을 하게 된다면 입찰 여부는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관심 있지만 아직은…"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은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한남3구역의 경우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업장 중 하나이지만 재입찰 여부도 정해지지 않아 입찰 여부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이다"고 일축했다. 

업계에선  HDC 현대산업개발은 압구정현대아파트, 삼성동 아이파크 등 영동대로에서 '아이파크 벨트'를 구축, 용산에서도 이같은 영광을 재연하기 위해 한남3구역 재입찰 참여 가능성이 제기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병원 부지 개발과 용산역 전면공원 지하공간 개발 사업을 추진,  용산 일대에 문화, 쇼핑 중심공간과 복합주거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라 한남3구역의 수주전 판세가 바뀐다면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한남3구역이 재입찰을 한다고 해도 갈현1구역 시공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어 입찰 여부 검토가 힘들어 보인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한남3구역이 재입찰을 한다고 해도, 이전부터 해당 사업장 입찰을 준비하거나 사업성을 검토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 갑자기 들어갈 수는 없는 것이 아니냐"며 "우선 다른 사업장에 주력하고 있어, 입찰 여부를 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규모 수주전은 건설사가 오랜 기간 사업성 등을 검토해야 하는데 한남3구역이 재입찰을 한다고 해도 입찰 참여를 할 만큼 준비가 안 된 상황이라는 것. 

갈현1구역 조합은 최근 현대건설 입찰권을 무효시키면서 시공사 재입찰을 준비 중에 있다. 갈현1구역 재입찰에 롯데건설이 아닌 다른 대형건설사가 참여하게 돼 경쟁 구도의 수주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업계에선 롯데건설이 갈현1구역 먹거리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 게 중론이지만, 갈현1구역 수주전도 향후 변수가 생길 수 있어 한남3구역을 쉽게 놓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한남3구역 일대 전경./사진=미디어펜.
한편 정부의 한남3구역 합동점검 결과에서 위법 소지가 발견되지 않아 3개 건설사가 입찰권을 지속, 시공권 확보를 위한 수주전을 계속 펼칠 가능성도 있다. 다만 3개 건설사가 한남3구역 입찰권을 박탈당하게 된다면 소송전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3개 건설사가 정부의 결과에 반발해 행정 소송으로까지 가게 된다면 한남3구역 재입찰 여부도 장담할 수 없어 재개발 사업도 장기간 지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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