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산업 패러다임 변화, 보수적으로 변한 소비자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국내완성차 업체들이 이례적인 파격할인을 이어가고 있지만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앞서 꾸준히 이어온 정부의 소비촉진 정책 등의 영향으로 파격할인 자체가 큰 마케팅 요소로 작용하지 않고 있고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위축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르노삼성 부산 공장 생산라인 / 사진=르노삼성


이외에도 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혼란기 상황에서 모델변경 주기가 짧아진 영향까지 더해지며 구매력 있는 소비층이 신차구매에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시장은 지난달 내차마련의 최적기라 불릴 만큼의 파격적인 할인인 진행됐음에도 큰 실적 개선을 하지 못하고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SM6를 250만원 상당의 구입비 지원 또는 200만원 현금할인혜택을 제공했고 한국지엠은 말리부를 최대 200만원가량 할인해 판매했다. 

현대자동차는 자체적인 할인행사를 통해 주력 판매차종을 최대 10%할인하는 프로모션을 통해 판매촉진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지난달 국내완성차 시장의 5개사는 내수 시장에서 총 13만4895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3.3%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파급력 있는 신차를 출시한 기아자동차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와 준대형세단 K7프리미어 효과 덕을 보며 판매가 2.3% 늘었을 뿐 나머지는 일제히 판매가 줄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특정 회사의 문제보다 전반적인 산업의 변혁기를 맞이하며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혼란기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기불황이 더해지고 소비자들 역시 차량구매에 부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차량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과 교체주기에 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무슨 차를 사야돼"라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처럼 차종을 고민하기보다 친환경차와 일반 내연기관차를 두고 고민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분위기가 자율주행과 친환경차 등 미래차에 대비하고 있고 이를 위해 회사를 합병하거나 조인트벤처 등과 같은 새로운 회사가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시기에 내차를 마련하려는 소비자들은 차량구매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입장이다.

이 밖에도 완성차의 짧아진 모델 체인지 주기도 경쟁과열에 따른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7년 주기로 디자인 변경이 진행돼 왔지만 현재 3~5년 사이에 큰 폭의 디자인 변경이 이뤄지고 이전 모델은 구형모델로 전락하게 된다. 

이미 차를 구매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인 것이다. 특히 최근 신차가 쏟아지는 슈퍼싸이클을 맞이한 완성차 시장에서 실적부진은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량을 싸게 판다고 해도 신차를 두고 비슷한 가격대의 구형차를 구매하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체들은 판매증진을 위해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고 있어 경쟁과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동차는 소재와 부품 등과 연계된 중요한 산업으로 꼽힌다. 현재의 할인 판매가 산업전반의 실적부진으로 이어지며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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