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간의 임단협이 이슈가 된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노사협상이 상반된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추석 전 협상을 위해 노력했으나 노노간의 갈등으로 잠정합의가 무산된 현대차는 노조 집행부가 통상임금 문제를 비롯한 협상안건에 대해 상당 부분 합의를 도출해 다음주중 매듭지을 것으로 보이지만 5월 14일 상견례이후 36차례의 협상을 벌였지만 단 1건의 합의안도 찾지 못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결과 10일의 조정기간을 연장해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3일에도 노조의 조동쟁의 조정신청으로 10일간 조정기간을 가졌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었다.

   
▲ 현대중공업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12일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열린 교섭단 간담회에서 통상임금 문제의 큰 틀에서 의견일치가 이루어져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의원 회의를 열고 곧바로 교섭을 재개해 협상에 속도를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현대차는 통상임금 확대 적용과 관련해 ‘임금 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를 신설하고 적용 규모 및 시점에 대해 합의하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이 같은 사측의 제안에 노조 지도부도 긍정적으로 보고 통상임금 적용 시기에 대해 조율하는 등 이견이 조금씩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현대중공업의 노사협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중앙노동위원회가 25까지 조정기간을 10일 연장함에 따라, 노사는 16일부터 19일까지 집중교섭을 벌이기로 했으나 앞서 3일에도 노조의 노동쟁의 조정 신청으로 10일간 조정 기간을 부여받음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었다.

또 노조는 임금협상과는 별개로 17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노동쟁의발생을 결의하고, 23일부터 26일까지 파업 찬반투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노사 집중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현대중공업 노조가 20년 무분규 협상을 깨뜨리고 파업에 돌입할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된다.

현재 현대중공업 사측은 최근 실적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 12조 8115억원에 영업손실 1조 1037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매출은 5.2%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적자폭이 확대됐다. 

조선,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대형공사의 공정 지연 및 비용 증가로 영업손실이 확대됐고 대형 해양설비의 공정 지연 및 정유부문의 설비정기보수가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환율이 하락하며 영업적자와 매출 감소 폭은 더욱 확대됐다.

이러한 위기감의 고조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 인상폭이 적다는 이유로 사실상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가기반산업인 자동차와 중공업에서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손실과 대외적인 기업 이미지 실추는 곧 글로벌 기업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