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주‧SK하이닉스 등 실적개선주 사들여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최근 3주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800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나타내며, 코스피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삼성그룹주를 비롯해 SK하이닉스, 카카오 등의 주가가 눈에 띄게 오른 가운데, 외인 매수세가 연말까지 이어져 국내 증시를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약 3주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약 8304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는 지난 10월 21일부터 11월 7일까지 3주간 약 4.1%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관 역시 4100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 상승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 역시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입이 손꼽힌다. 

   
▲ 사진=연합뉴스


외국인들은 지난 9월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우선 8월에는 미중 무역협상 결렬 등의 악재 때문에 무려 2조 3000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9월에도 8500억원 규모의 물량을 덜어냈다. 이에 따라 지수 전체가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달 하순부터 외국인들이 순매수 전환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외인들의 포지션 변화는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가능성 증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양국 무역 갈등이 끝나갈 조짐이 보이자, 외국인들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를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카카오, 아모레퍼시픽 등의 종목도 집중 매수 대상이 됐다. 이 종목들은 모두 최근 3주간 외국인들이 1000억원이상의 매수 규모를 나타냈다.

해당 종목들의 공통점은 이른바 ‘3분기 실적 개선주’라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7조 7000억원, 47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8.3%, 10.0% 각각 상회했다. 외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5500억원, 2200억원어치 집중 매수함에 따라, 지난 3주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6.0%, 8.0% 상승했다. 

외인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기도 각각 2300억원, 2000억원어치 사들였다. 삼성바이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26% 가량 급증했고 삼성전기도 예상치보다 11.1% 늘어난 영업이익(1800억원)을 시현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23.0% 상회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초에 주가지수가 상승하는 이른바 ‘연초 효과’를 고려하면 당분간 국내 증시의 전망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내년도 코스피 상단을 2500선으로 잡고 있다”면서 “외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당분간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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