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7억달러 방위비 압박, 역외 전략자산 비용까지 포함
김소정 부장
2019-11-08 16:53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미국 국무부의 고위관료들이 동시 방한하면서 현재 협상 중인 한미 방위비분담금(SMA)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제시한 방위비 분담금이 기존 1조389억의 5배가 넘는 47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인도‧태평양전략 동참 이슈와 맞물리면서 결과가 주목된다.


앞서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차관보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분담협상 대표,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5일 한국을 방문해 서울에 머물면서 방위비와 지소미아 문제, 인도태평양전략 동참 등을 압박했다.

 

여기에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다음 주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을 비롯해 태국, 필리핀, 베트남을 순방하는 에스퍼 장관은 15~16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해 한국과 동맹 문제를 논의한다.


에스퍼 장관의 방한으로 오는 22일 자정으로 예고된 지소미아 종료 철회와 관련한 미국의 막판 공세가 예상된다. 현재 한일 관계에서 일본의 입장 변화가 없고 이에 따라 한국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한미 국방장관 차원에서 해법을 모색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또한 에스퍼 장관의 방한 중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한미 간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있지만 에스퍼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안점을 두고 있는 증액 항목에 대한 기본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에스퍼 장관은 한국에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선 현재 미국은 한국에 전개되는 전략자산 비용뿐 아니라 주한미군의 순환배치, 정찰기, 정찰위성 비용과 한미연합훈련에 드는 비용까지 포함해 47억달러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올해 분담금의 5배가 넘는 금액으로 방위비분담금을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한정시킨 SMA 범위를 넘어선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해외 주둔 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리뷰를 마친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 독일 등과 협상을 하기에 앞서 한국을 방위비 대폭 인상의 ‘본보기’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장관이 지난 8월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이 요구를 관철하려면 현행 SMA로는 안되고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까지 필요한 사안으로 실제로 SOFA 개정까지 추진될지도 주목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SOFA를 개정하거나 다른 특별협정을 체결하는 방법이 있으며, SMA의 부속으로 체결된 역외군수지원 이행약정을 확대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8일 국회 예결위에 참석한 자리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역외 부담 등을 포함한 미국 측의 설명과 요청이 있었다”면서 “아직 설명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존 틀에서 합리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 증액을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세부사항을 챙기며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정치권은 1년만에 5배를 올려달라는 미국의 요구가 과도하고 불공정하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며 반발하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일방적이고 과도한, 굴종적 분담은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자유한국당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이런 식의 방위비 인상은 국민정서상에도 받아들일 수 없고,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최종 국회 비준 동의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인 이인영, 나경원, 오신환 의원은 오는 20일쯤 미국을 함께 방문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에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장관의 방미도 예정돼 있다.


한미는 11월 중 서울에서 SMA협상 3차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입장차가 워낙 커서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대로 연내에 타결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미국이 방위비 협상이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감축’ 카드도 꺼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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