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기준 모호…일정도 느슨, 취지에 부합치 않아"
[미디어펜=조우현 기자]8000만원 규모의 혁신학교 교원 ‘공무국외연수’가 깜깜이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상자 선정 및 연수에 대한 심사위원회 회의록 전무하고, 최초 적격 심사 외부위원 3명중 2명이 전 교육청 국장급인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여명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비례)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혁신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한 공무국외연수 사업에 예산 8000만원을 책정했다. 지난 9월 22일부터 28일 5박 7일 동안 진행된 이 연수는 교육청 혁신교육과 공무원을 포함해 총 20인의 규모로 꾸려졌다. 

여 의원은 이 같이 설명하며 “이 사업은 대상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회 및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 회의록 일체가 없어 △대상자 선정에 있어서 기준과 기회균등의 문제 △타 정부 부처 및 공무원에 준하는 면밀한 심사 여부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 위원들은 교육청의 주요 간부 4인과 전 교육청 간부 2인, 한국여행협회 인사 총 7인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으나 서면심사로 심사를 진행해 회의록을 제출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또 ‘서울특별시교육감 소속 공무원의 공무국외여행 조례’에 따르면 7명 중 3명을 외부인사로 구성해서 적절성을 심사받게 돼 있으나 외부인사 2명이 전 교육청 국장을 지낸 인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문 일정 또한 당초 취지와 달리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여 의원은 “6일차 일정에 오전 7시-9시 사이 두 곳의 학교를 방문하고, 초등학교 교사들이 직무 관련성이 적은 고등학교 및 대학교를 현장방문 기관으로 선정해놓았다”고 지적했다.

   
▲ 여명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비례) /사진=서울시의회 제공


이어 “방문학교 중 ‘급식은 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급식을 하지 않는’ 학교를 방문해 서울시교육청이 선전하는 무상급식과 거리가 먼 기관을 방문하는 등 다소 느슨하고 일관성 없는 일정으로 계획돼 있다”고 꼬집었다.

또 공무국외연수 규정집에 의하면 캐나다는 ‘나’ 등급에 해당하는 국가로서 하루 총 136달러의 식비를 지출할 수 있지만 이를 어긴 것으로 확인됐다. 

여 의원은 “모 교사가 SNS에 캐나다 국외일정 중 와인과 스테이크를 즐기는 사진을 올려놓는 등 본래 방문 목적에 규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여 의원은 이번 연수가 ‘하루 지출 가능한 식비 규정을 어긴 것이 있는지’ 따져볼 수 있는 영수증 일체를 자료요구했지만 교육청 측은 “여행사가 진행한 부분이라 알 수 없다”며 해당 내용을 제출하지 않았다.

또 이번 공무국외연수 인원 중에는 인헌고에서 학생에게 특정 정치색을 강요한 정치교사로 지목 받고 있는 모 교사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여 의원은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을 대상으로 한 질의답변 과정에서 이를 지적한 바 있다.
 
여 의원은 ‘서울특별시교육감 소속 공무원의 공무국외여행 조례’와 ‘서울특별시교육감 소속 공무원 공무국외여행 규정’ 심사위원 구성 기준이 각각 7명과 5명 등 다른 점을 지적하고, 공무국외연수의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아 개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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