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계 1, 2위의 기업들이 참가해 관심을 모은 한국전력의 서울 삼성동 부지 매각 공고의 마지막날인 오늘,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한전 부지 매각 공고를 발표한 한국전력은 17일 오후 4시까지 삼성동 부지 입찰을 진행하고 18일 최고가격을 써낸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 땅으로, 감정가만 3조3000억원대에 이르는 이번 입찰에는 국내 재계 1, 2위의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참가할 것으로 전해지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 땅으로, 감정가만 3조3000억원대에 이르는 이번 입찰에는 국내 재계 1, 2위의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참가할 것으로 전해지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일찌감치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은 현재까지 한전부지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부적으로 이미 입찰 조건 및 사업성 검토에 나서는 등 준비를 완료했다는 주장이 정설로 퍼지고 있다.

하지만 재계의 입장은 삼성보다는 현대차그룹의 삼성동 한전부지에 대한 매입에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유는 절실함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전문 기업으로 글로벌 5위이지만 그룹과 계열사간의 의사결정을 위한 통합 컨트롤타워가 없어 업무처리에 불편을 격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과 환율의 변동속에 조직적, 능동적으로 협의 할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그룹사 차원 뿐만 아니라 국가 기반산업의 측면에서도 마이너스다.

현대·기아차의 국내영업본부는 서울 대치동과 압구정동에 분산 배치돼 있다. 또한 현대제철 국내영업본부도 양재동, 사옥이 광화문에 있다. 이밖에 현대모비스와 이노션 등 일부 계열사는 역삼동 오피스 빌딩을 임대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기업의 특성상 유기적인 의사소통 통로가 필요한 반면 현대차그룹은 대화의 통로가 사실상 단절되어 있는게 현실이다. 지난달 현대차그룹은 입찰공고가 발표된 한전 부지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측은 현재 한전 부지가 갖는 상징성을 감안, 공공성에 따라 그룹의 글로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통합사옥과 자동차를 소재로 한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한류체험공간 등을 건설할 계획이라라며 업무와 문화, 컨벤션 등이 조화를 이룬 서울시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삼성그룹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2009년 삼성물산이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전 본사 일대를 초대형 복합상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계획하기도 했다.

또 2011년에는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이 한전 본사 인근의 한국감정원 부지를 2328억원에 사들이는 등 꾸준히 한전 본사 부지에 관심을 기울여왔으나 막상 입찰 공고가 발표되자 신중 모드로 돌아선 것. 현대차그룹에 비해 삼성의 미온적인 태도는 절심함이 없다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현대차 그룹은 그 동안 꾸준히 신사옥 건설을 염원해왔다. 현대차 그룹은 서울시내에 총 30개 계열사 1만8000여명의 임직원이 흩어져 근무하고 있다. 현대차는 11월 전남 나주로 이전하는 한국전력의 삼성동 본사 부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삼성동 한전부지를 인수하면 현대차 역사를 담은 박물관과 소비자를 위한 편의시설을 꾸밀 계획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숙원사업으로 일컷는 업무시설과 호텔, 컨벤션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문화 클러스터 등도 포함해 개발할 예정이다.

한전은 오는 17일까지 강남구 삼성동 본사 부지 7만9342㎡에 대한 경쟁 입찰을 실시한다. 부지 감정가는 3조3346억원에 달하며 최종 낙찰자는 입찰 마감 다음 날인 18일 선정될 예정이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