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부진에 단종설…내년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예정
브랜드 분리설에 따른 가능성 높아…제네시스 닮은 꼴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국내 뿐만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아 왔던 기아자동차의 퍼포먼스세단 스팅어가 최근 들어 판매부진을 보이며 단종설에 시달렸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모델 출시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며 이 같은 소문은 잦아들고 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단종에 대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와 같이 스팅어도 새로운 브랜드로 출시될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 기아자동차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GT. /사진=미디어펜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의 퍼포먼스세단 스팅어는 2017년 5월 첫 데뷔 후 첫해 2만1835대가 판매됐고, 이듬해 3만4879대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자랑했지만 올해 9월까지 총 1만8454대가 판매되며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국내 판매만 놓고 봐도 지난 10월까지 누적판매대수 3239대로 전년동기(4953대)보다 30% 넘게 줄어든 실적을 보였다. 출시 3년째를 맞이하며 모델 노후화에 따른 영향과 시장에 파급력 있는 신차들의 등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강세 등의 이유로 분석된다. 

글로벌시장 역시 판매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 일부 외신에서는 스팅어의 단종설이 조명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외신기사도 나오며 한국 브랜드 유일의 GT카(그랜드 투어링카) 스팅어에 대한 장점을 어필하며 찬사를 쏟아낸 기사가 나오는 등 의견이 분분했다. 

기아차 스팅어는 성능이 앞서고 공간이 더 넉넉한 타 모델이 여럿 있지만 'GT'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모델로 글로벌에서 인기를 끄는 차다. 

특히 스팅어 정점에 자리한 V6 3.3 터보모델은 여러 조건이 'GT'에 부합한다. 

현대·기아차의 뒷바퀴굴림 플랫폼을 바탕으로 네바퀴굴림 AWD를 갖췄다. 앞뒤 무게 배분이 50대 50에 가까운 덕에 노면 굴곡에 따라 뒷좌석이 출렁거릴 일이 적다.

가격과 배기량은 준대형차 K7과 고급 대형차 K9 사이에 자리 잡았으나 애초 개발 콘셉트대로 K시리즈와 별개의 길을 걷고 있다. 이에 이름도 K시리즈의 굴레를 벗어난 스팅어였고, 엠블럼 역시 기아마크가 아닌 차량의 특성을 살려 형상화해 사용중이다.

웬만한 스포츠카를 가볍게 무시해 버릴 수 있는 날렵한 디자인도 GT로서의 당위성을 확대한다. 제네시스가 뚜렷하게 고급차를 지향점으로 내세웠다면, 스팅어는 고급차+고성능차라는 콘셉트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성능은 기본이고 고급장비까지 포함한 GT의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그만큼 구매력을 지닌 특정 계층을 겨냥하고 있다. 당연히 잘 팔리는 일반 모델과 비교할 수 없다.

스팅어는 이미지 리더의 역할이 뚜렷하다. 변변찮은 스포츠카 없이 '스포티 브랜드'를 추구하는 기아차에게 반드시 필요한 차였다.

이런 스팅어의 단종설이 거론된 것은 판매부진의 이유였다. 이런 상황에 스팅어 단종 가능성이 나오자 일각에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브랜드 분리전략이 때문이다.

   
▲ 특별 한정판으로 해외시장에 출시된 기아자동차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GTS /사진=미디어펜


시니어 럭셔리를 추구하는 현대차의 경우 현대차 플래그십세단인 에쿠스와 한단계 아래에 있던 제네시스가 높은 상품성과 제품군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2015년 새로운 브랜드 출범을 알리고 제네시스를 고급차브랜드로 독립시켰다. 

당시에도 비슷하게 에쿠스의 단종설이 거론된바 있다. 

현대차 제네시스의 선전에 에쿠스가 판매부진을 겪었고 시장에서는 더 이상 에쿠스의 신모델이 판매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제네시스 브랜드가 출범하고 에쿠스는 EQ900(수출명:G90)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스팅어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보면 기아차의 스포티브랜드가 론칭되고 이후 기아차 소속에서 새로운 브랜드 소속으로 자리를 옮겨 출시될 가능성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때문에 현재의 단종설이 다양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실제 기자가 만났던 피터 슈미에라 현대·기아차 상품본부 부사장(당시 현대차 고성능사업부장(부사장))은 "현대차의 N브랜드가 성공적인 시장안착을 보이고 있어 기아차와 제네시스에서도 이 같은 브랜드를 론칭할 것인지 새로운 트림으로 살릴 것인지에 대해 다방면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슈미에라 부사장은 당시 "기아차의 (스팅어)GT는 매우 훌륭한 차고 고성능 부문에서도 부족함이 없는 차다"며 "이에 GT의 특성을 살려 활용할 방안을 모색중이다"고 말한 바 있다. 

현대차가 고급차브랜드로 제네시스를 출범시킨 것처럼 스포티함을 지향점으로 삼아온 기아차가 스포티브랜드로 새로운 브랜드를 출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로 컴팩트세단부터 대형SUV까지 출시하는 것과 달리 기아차의 새로운 브랜드는 세단위주의 스포티함을 살린 GT모델과 같은 차량만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차별화로 기존 현대·기아차의 제품라인업이 비슷한 상황에서 새롭게 출범시킨 브랜드 제품라인업과 겹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편 스팅어는 내년 7월 출시를 목표로 새로운 모델의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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