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양정철 중심으로 '원팀' 내세우며 순항
한국당, 보수통합 두고 당내 계파 의견 충돌로 난항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본격적인 진열 정비를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는 반면, 자유한국당은 시작부터 삐걱거리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문재인 정부의 집권 전반기 성적표였다면, 내년 총선은 집권 후반기 국정 동력 확보 여부를 판가름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고, 한국당이 승리할 경우 차기 정권교체도 바라볼 수 있다.

민주당은 출발이 좋은 모양새다.

‘친문 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최근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회동을 갖고 당내의 친문·비문 갈등 지우기에 나섰다. 김 지사는 친문, 이 지사는 비문을 대표하는 인사다. 당시 회동은 지난 경기지사 선거에서 경쟁했던 전해철 의원의 이 지사 탄원서 제출에 이어 친문·비문 인사 단체 회동까지 이어지며 ‘원팀’ 구성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왼쪽부터)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재명 경기지사·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10월 28일 경기도 수원의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 사진 =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측 제공

인적쇄신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당내에서 ‘스타 초선’으로 꼽히는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며 물꼬를 튼 상황에서 13일에는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2차관, 김학민 순천향대 행정학과 교수, 황인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의 입당식이 진행된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총선 출마에 대해서는 양 원장이 ‘악역’을 자처하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그는 “특혜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일찌감치 당내의 불만과 갈등의 소지를 잠재웠다.

모병제 도입, 3기 신도시 일부에 ‘청년 신도시’ 조성안 검토 등 ‘조국 사태’로 돌아선 청년층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도 연달아 내놓으면서 표심 다지기에도 적극적이다.

반면 한국당은 ‘보수 통합’이라는 큰 과제를 두고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내세운 ‘보수 통합론’을 두고 찬성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이 전면에 나서 통합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통합의 방식과 범위를 두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가진 당 대표 주재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 = 자유한국당 제공

특히 보수 통합 여부를 결정지을 가장 큰 변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다. 통합의 성패를 좌우할 해당 법안의 처리가 코앞으로 닥쳐오면서, 한국당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다당제 촉진 효과를 발휘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성격상 선거의 룰이 바뀌면 우선 통합대상인 유승민계가 독자신당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황 대표의 첫 인재영입조차 내·외부의 반발로 논란을 겪은 가운데, 김태흠 의원이 쏘아올린 인적쇄신조차 별다른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이날 나경원 원내대표의 검찰 소환을 시작으로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검찰 수사도 본격화되면서 한국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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