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용 계약 내년 8월까지…20년 만에 청산 가능성
양측 "결정된 것도, 진행되고 있는 것도 없어“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대표하는 세단 SM시리즈의 이름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0년 삼성자동차를 프랑스 르노그룹이 인수하며 시작된 삼성과 르노의 밀월 관계가 20년만에 종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 르노삼성자동차 LPG 중형 세단 SM6./사진=르노삼성


삼성모터스의 약자인 SM을 양사의 관계가 끝난 이후에도 사용할 이유가 없고, 르노삼성이 르노 브랜드의 제품군을 추가하고 있어 이 같은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내년 8월로 만료되는 르노삼성의 브랜드 사용계약의 연장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10년 단위로 브랜드사용계약을 연장해오며 르노삼성의 국내매출에 0.8%를 사용료로 받아왔다. 

지난해 르노삼성이 매출액 5조5990억원을 기록함에 따라 삼성카드에 총 448억원에 달하는 사용료를 지불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계약이 더이상 삼성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연장 여부를 두고 그룹 내부의 고민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삼성으로서는 자동차회사라는 인식을 지워할 필요가 있다. 부품사가 완성차를 만들게 되면 해당부품사의 제품을 타 브랜드에서 사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삼성 입장에서 큰 비용을 지불한 하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자동차브랜드 이미지를 털어내야 한다. 르노와의 브랜드 사용계약 연장을 종료하는 편이 삼성입장에서 득이 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비해 르노입장에서는 국내 영업을 위해서는 당분간 삼성의 타이틀이 필요하다. 앞서 GM대우가 한국지엠으로 바뀌고 쉐보레가 되며 겪었던 시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으로 사명이 변경된 대우의 차량들은 대부분 기존과 다른 이름으로 차명이 바뀐 바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차량 이름과 관련돼 아직 결정된 바 없고 지분 매각과 관련된 것 역시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삼성 측도 르노와의 브랜드 사용 계약과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현재 르노삼성은 프랑스 르노그룹이 79.9%, 삼성카드가 19.9% 우리사주 조합이 0.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삼성카드는 르노삼성 설립 당시 지분 9.95%를 시작으로, 2005년 19.9%까지 늘린 후 같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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