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미국 방문을 앞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14일 회동한다. 최근 남북관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지시가 현안이 된 상황에서 현 회장이 방북해 북한과 담판을 지을지 여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14일 통일부에 따르면 김 장관과 현 회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회동을 갖고 금강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사업자 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 김연철 통일부 장관./연합뉴스

정부는 지난 5일 당국과 사업자 등으로 구성된 공동점검단의 방북 의사를 북측에 통지했지만 북측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우리측 점검단의 방북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고, 철거 일정과 계획을 알려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금강산의 남측 시설 몰수 조치를 풀어달라고 했고, 이후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조건없이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지난 2월 하노이에서 개최된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없이 결렬되면서 남북은 금강산관광과 관련해 협의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최근 금강산을 현지시찰하면서 남측 시설 철거 지시를 내렸고, 이후 남측의 “만나서 협의하자”는 요청을 거듭 거부해왔다. 따라서 현대아산으로서도 고민이 깊어가고 있는 것으로 이 시점에 현 회장의 방북 등 모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가 지난 8일 “금강산의 관광사업에서 남측은 배제돼 있지 않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우리정부가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부나 현대아산이 공동점검단 방북대신 현 회장의 단독 방북으로 돌파구를 마련해보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금강산관관의 독점사업권을 갖고 있는 현대아산으로서는 지금 시점에 현 회장의 방북이 가져올 성과를 장담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어서 ‘방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북한이 현 회장의 방북도 불허할 경우 현대아산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김 장관은 이번 방미에서 미 행정부 및 의회 주요 인사들과 만나 금강산 문제는 물론 한반도 비핵화, 평화정착 방안 및 남북관계 주요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북미 실무협상 미국측 대표인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장관을 만날 예정이고, 일정 조정이 이뤄지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해진다.

김 장관은 또 2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평화연구소에서 열리는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 참석한다. 통일부가 주최하고 미국평화연구소와 세종연구소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세미나에서 김 장관은 기조연설하고 질의응답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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