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부지 현대차 낙찰, “미래가치 충분…100년 보는 컨트롤타워 짓겠다”

강남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한전부지를 현대자동차그룹이 낙찰 받으면서 숙원사업이었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의 설립이 현실로 다가왔다.

18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10조5500억원 입찰가로 현대자동차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또 다른 입찰 기업인 삼성전자는 낙찰에서 탈락했다.

   
▲ ‘강남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한전부지 입찰에서 현대차그룹이 10조5500억원 입찰가로 최종 낙찰받았다./뉴시스 자료사진

이날 한전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 컨소시엄과 삼성전자가 유효입찰자였다고 발표했다.

이번 입찰에는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 등 응찰자 13곳이 참여했지만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를 제외한 응찰자 11곳은 보증금을 안 냈거나 예정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쓰는 등 자격을 갖추지 못해 ‘무효’ 처리됐다.

현대차와 한전은 이달 26일까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대금납부는 계약체결일로부터 1년 이내 4개월 단위로 3회 분납하면 된다. 현대차가 대금을 조기에 납부할 경우 소유권 이전이 가능하다.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의 당초 입찰가격은 ‘4조원+알파’가 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삼성전자가 입찰에 참가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안전선까지 베팅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입찰 당일인 17일 정몽구 회장으로부터 한전 부지를 낙찰받을 수 있는 최대금액을 써넣으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한전부지 입찰에 사활을 건 것은 국 내·외에 산재한 사업장과 수직계열화된 계열사를 일괄 관리 할 수 있는 통합 컨트롤 타워 건립이라는 현식적인 필요성, 글로벌 경영계획, 미래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부지인수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

또 한전부지인수는 단순한 중·단기 수익 창출의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영 차원에서 30여개 그룹사가 입주해 영구적으로 사용할 통합사옥 건립을 위한 것이다.

이번 부지매입을 위한 건립비와 제반비용은 30여개의 입주 예정 계열사가 8년 간 순차 분산 투자 할 계획이어서 사별 부담은 크지 않다는 것이 사측입장이다.

현대차 그룹의 이번 결정을 두고 업계에선 “지난 10년간 강남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연평균 9%, 핵심 지역은 10% 이상에 이르렀다”며, “ 연간 임대료로 지불하던 2400억원을 생각해 볼 때 장기적으로 미래가치는 충분하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낙찰에 성공하면서 앞으로의 GBC설립에 박차를 가할것으로 보인다.

   
▲ 독일 볼프스부르크시의 ‘아우토슈타트’/SBS방송 캡처

앞서 현대차그룹은 “한전부지가 갖는 상징성을 감안, 공공성에 입각해 그룹의 글로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통합사옥과 자동차를 소재로 한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한류체험공간 등을 건설하겠다”며 “업무와 문화, 컨벤션 등이 조화를 이룬 서울시의 상징적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한전 부지를 통해 꿈꾸는 GBC는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의 위상에 걸맞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갖춘 종합 엔터테인먼트 시설이다.

지난 2000년 연산 253만대 규모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 10위 기업으로 떠오르며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각인시킨 현대·기아차는 불과 13년만인 지난해 756만대까지 판매고를 3배 가량 늘리며 글로벌 빅5 업체로 도약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서울에만 30개 계열사, 1만8000명 수준의 임직원을 두고 있지만 양재 사옥이 좁아 서울 각지에 계열사와 직원들이 뿔뿔이 흩어져 업무 활동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신속한 경영상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 계열사를 한 곳에 거느릴 수 있는 공간 확보가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오랜 숙원이었다.

현대차그룹은 단순히 컨트롤타워 확보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박물관, 브랜드 전시관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까지 확보, GBC를 지역의 랜드마크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미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경우에는 본사 건물 인근에 출고센터, 박물관, 전시장, 체험관 등을 하나로 묶어 랜드마크로 활용,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를 업무시설 외에도 호텔, 컨벤션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문화 클러스터 등 각종 시설을 포함한 명소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는 해외에서 총 270여 회의 행사를 개최했고 참석자 수는 2만8000명을 상회했다.

그동안 해외에서 열리던 행사를 국내로 유치할 경우 2020년 기준 연간 10만명 이상이 한국을 다녀가, 총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국내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이들이 국내로 유입돼 숙박, 관광, 쇼핑 등에 지출하는 비용, 여기에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창출까지 생각하면 수천억원 대에서 수조원 수준의 부가적인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차그룹 외에도 삼성전자 등 굴지의 대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약 4조원대의 입찰 가격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안전한 선에서 과감히 배팅한 현대차그룹에 밀려 입찰에 실패했고 외국에서는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뤼디그룹, 미국 카지노그룹 라스베이거스 샌즈 등도 인수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

   
▲ 현대차그룹의 GBC 건립 최적의 장소이자 서울시의 청사진과 부합으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한전부지’/네이버 지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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