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야구가 멕시코를 잡으면서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했다. 올림픽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고 두 대회 연속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세번째 경기 멕시코전에서 모처럼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7-3으로 이겼다. 특히 김현수가 5회말 만루 찬스에서 터뜨린  싹쓸이 2루타가 결정적이었다.

   
▲ 사진=프리미어12 공식 SNS


3승 1패가 된 한국은 일본과 공동 선두로 나서면서 16일 일본과 마지막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멕시코는 3승2패로 슈퍼라운드 일정을 마쳤는데, 한국이 일본전에서 패해 동률이 되더라도 승자승 원칙에 따라 멕시코를 제치고 결승에 오른다. 

또한 한국은 대만, 호주(이상 1승 3패)를 따돌리고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도 확정했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오세아니아 대륙의 한국, 대만, 호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한 팀이 올림픽행 티켓을 확보하는데 한국이 그 주인공이 됐다.  

이제 한국은 이틀 연속 일본과 맞대결한다. 16일 경기는 1위 결정전이 됐지만 두 팀 다 결승행이 확정돼 큰 의미가 없다. 17일 결승전에서 한국은 4년 전 초대 대회에 이어 2연속 우승을 노린다.

쉽지 않은 멕시코전이었다. 한국은 앞선 경기였던 지난 12일 대만전에서 투타가 동반 침체하며 0-7로 완패했다. 김경문 감독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최고 타격감의 이정후를 톱타자로, 김재환을 3번, 김현수를 5번으로 전진배치하고 다리 부상에서 회복한 최정을 처음으로 7번타자 3루수로 선발 기용했다. 공격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초반에는 한국 타선이 멕시코 선발투수 마누엘 바레다(3⅓이닝 무실점)에게 눌리며 4회까지 무득점에 시달렸다.

한국 선발로 나선 잠수함 박종훈이 초반 안정된 피칭으로 역시 4회까지 실점 없이 버텨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 사진=프리미어12 공식 홈페이지


멕시코가 홈런포로 먼저 균형을 깼다. 5회초 1사 후 하비에르 살라자르가 3루수쪽 내야안타를 치고 실책까지 더해 2루로 나갔다. 선상으로 빠지는 까다로운 타구를 최정이 잘 걷어냈지만 서두르다 1루 악송구를 했다. 최정이 정확하게 송구만 했다면 아웃시킬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는 순간, 박종훈이 곧바로 조나단 요네스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말았다.

먼저 2점을 내줘 한국 덕아웃 분위기가 가라앉는가 했다. 그러나 돌아선 5회말 한국 타자들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대량득점을 올려 경기를 뒤집었다.

멕시코가 4회 1사 후 일찍 불펜을 가동한 가운데 5회말 선두타자 김현수와 양의지가 연속 볼넷을 골라내고 최정이 안타를 때려 무사 만루의 좋은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민병헌이 조금 빗맞긴 했지만 2루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절묘한 안타를 쳐 한 점을 만회했고 박민우가 볼넷으로 밀어내기 점수를 뽑아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이정후가 친 먹힌 타구가 2루수 글러브에 맞고 떨어져 내야땅볼이 되는 사이 3루주자 최정이 홈인해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김하성의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탰다.

김재환이 외야뜬공으로 물러나 투아웃이 됐지만 박병호의 몸에 맞는 공으로 2사 만루가 된 상황, 대표팀 캡틴 김현수가 좌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날려 세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김현수의 3타점 2루타가 터져나오며 5회말에만 7점을 뽑아 스코어 7-2가 되면서 한국이 승기를 잡았다.

박종훈이 5회 홈런을 맞고 물러난(4⅓이닝 4피안타 2실점) 후 한국은 불펜 필승조를 가동해 역전 리드를 지켜냈다. 차우찬(⅔이닝)에 이어 6회 등판한 이영하가 2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고 8회 하재훈, 9회 조상우가 등판해 깔끔하게 승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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