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가 16일 공식 출범 선언을 하고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이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출범식을 열고 "우리는 진정한 노동조합 설립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 초대 위원장인 진윤석 위원장은 "오늘 삼성전자의 영광은 우리 노동자들의 피와 땀, 눈물을 먹고 자라난 것"이라며 "하지만 회사는 모든 성공을 경영진의 경영능력에 의한 신화로만 포장해 그들만의 축제를 벌였고, 이는 너무나 슬프고 비참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자의 권익은 스스로 노력하고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회사가 시혜를 베풀 듯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며 "오늘부터 우리는 행동으로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특권 없는 노조 △상시적으로 감시받고 쉽게 집행부가 교체되는 노조 △일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노조 △제대로 일하는 노조 △상생과 투쟁을 양손에 쥐는 노조 △협력사와 함께하는 노조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출범식에 참가한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도 "오늘 삼성전자 노조 출범은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무노조 경영'이나 '반노조 경영'의 설 자리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가슴 떨리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만들어진 삼성전자 노동조합에는 지금까지 400명 가량의 조합원이 가입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노조 측은 공식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에 앞서 지난 10일 노조 설립총회를 진행했고, 지난 13일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 신고증을 정식으로 받아 합법 노조임을 인정받았다.

삼성전자에는 과거에도 3개의 노동조합이 있었지만, 조합원이 수십 명 안팎인 데다 상급단체 가입도 하지 않아서 이번 노동조합이 사실상 삼성전자의 첫 노조로 인정받고 있다.

1969년 창립 이후 50년간 무노조 경영 전략을 유지해 온 삼성전자의 노사관계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18일 전 사업장 동시다발 선전전을 시작으로 홈페이지, SNS 등을 통한 홍보 활동을 벌이며 조직화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또 일정 규모의 조직화가 완성된 뒤 삼성전자 사측을 대상으로 교섭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