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비비고 죽 R&D TALK'...파우치죽 앞세워 국내 시장 성장 주도, 중국, 동남아 등 죽 문화권 타깃 글로벌 시장도 준비
   
▲ 지난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CJ블로썸파크에서 열린 비비고 죽 R&D TALK 행사에서 CJ제일제당 비비고 죽 연구원들이 비비고 죽에 사용할 쌀 품질 관리를 위해 쌀의 낱알을 하나하나 스캐닝하여 분석하는 설비로 모니터링하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비비고 만두'로 만두시장 1위로 올라섰던 CJ제일제당이 이번에는 '죽'시장에 도전한다. 상품죽 시장은 지난 수십년 간 동원F&B의 '양반죽'이 절대적인 1위를 지켜왔다. CJ제일제당이 죽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할지 주목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 경기도 수원시 CJ블로썸파크에서 '비비고 죽 R&D TALK' 행사를 개최하고, '비비고 죽' 연구 현장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CJ제일제당은 2020년 비비고 죽을 1000억원대 메가 HMR 제품으로 키우고 시장 1위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효영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식품개발센터 수석연구원은 "비비고 죽은 햇반, 비비고 국물요리 등 상온 HMR R&D/제조기술 노하우를 모두 쏟아 부은 전략 HMR 제품"이라며 "비비고 죽에 대한 폭발적 호응은 소비자가 죽에서 기대하는 최적의 맛 품질 확보를 위해 죽의 기본인 쌀, 육수, 원물에 집중한 1년간의 치열한 고민과 연구개발 노력이 시장에서 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출시 1년을 맞는 비비고 죽은 10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 2000만개, 누적 매출 500억원을 돌파했다. 시장점유율은 9월 기준 닐슨 데이터 기준 35.7%로 1위(42.8%)인 동원F&B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비비고 죽이 개척한 상온 파우치죽 카테고리에서의 성과는 더욱 돋보인다. 파우치죽 시장 내 비비고 죽 점유율은 현재 80% 가량으로, 비비고 죽 출시 전 상품죽 전체 시장의 6%에 불과했던 파우치죽 카테고리 비중은 비비고 죽 활약 덕분에 올해 3분기 기준 36%로 6배 늘어났다.

파우치죽 시장 확대는 30년 가까이 별 변화가 없었던 상품죽 시장 판도까지 바꿔놓았다고 CJ제일제당은 평가했다. 기존에는 편의점 용기죽으로 간단히 요기하거나 전문점에서 죽을 포장해 갔다면, 이제는 마트에서 파우치죽을 구입해 가정에서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것으로 소비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죽이 비상식 개념에서 일상식으로 전환되면서 단품 취식보다는 다양한 메뉴를 대량 구매해 집에서 간편하게 데워먹는 식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 비비고 파우치죽./사진=CJ제일제당

기존에 상품죽 판매 경로는 편의점 40%, 개인슈퍼 23%로 비중이 가장 컸으나, 올해는 할인점이 34%로 편의점을 제치고 죽 판매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유통 채널이 됐다. 

이 같은 성과는 햇반과 비비고 국물요리 등에서 쌓아온 CJ제일제당만의 차별화된 상온 HMR 제조기술력과 노하우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특히 파우치죽은 기존 상품죽 제조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시장에서도 파우치죽은 일부 있었지만 냉장 매대에서만 판매돼 왔다. 상온 제품으로 파우치죽을 만드는 데 있어 맛과 품질 동시 확보가 어려운 기술적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햇반 등 쌀 가공 분야 및 상온 HMR 제품 전문가로 총 6명의 비비고 죽 연구개발팀이 꾸려졌다. 연구개발팀은 쌀, 육수, 원물 세 가지에 연구를 집중했고, 쌀 차별화, 육수와 원물 차별화, 살균기술 차별화를 꾀하는 데 꼬박 1년을 매달렸다. 

그 결과 '쌀 자가도정 기술'과 '죽 점도제어 기술'을 통해 쌀알의 식감은 최대한 살리고 최적의 물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또 '육수 기술', '원물 전처리 및 차별화 기술', '레토르트 살균기술'을 적용해 원재료의 맛과 식감을 최대한 살리고 자연스러운 육수 맛을 구현해냈다. 

올해 상품죽 시장은 지난 해 884억원보다 약 60% 성장한 14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품죽 시장의 40% 비중 가까이 커진 파우치죽은 올 연말이면 500억원 규모 준대형급 카테고리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용기죽으로만 운영했던 업체들도 최근 파우치죽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파우치죽을 중심으로 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전문점 메뉴 중심의 파우치죽 라인업 확대를 통해 비비고 죽이 개척한 상온 파우치죽 시장을 더욱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외식 수요까지 감안해 시장에 진출한 만큼, 상품죽과 전문점 죽을 아우르는 연간 5000억원대 죽 전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전문점 메뉴의 비비고 파우치죽 2종을 연내에 추가로 내놓는다. 현재 비비고 죽은 파우치죽 7종, 용기죽 6종, 총 13종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죽과 비슷한 형태의 물성 있는 부드러운 음식은 대부분 국가에 존재해 해외 시장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쌀이 많이 뭉개진 형태의 '죠우'를 즐겨 먹고, 일본은 쌀에 한 가지 정도 재료만 넣는 '카유'가 있다. 미국, 영국 등 서구에서는 곡물 등을 빻아 물과 우유에 넣고 걸죽하게 요리한 포리지를 즐긴다. CJ제일제당은 특히 쌀을 주식으로 하되 죽 문화가 발달한 중국, 동남아 시장 메인 스트림 진출을 목표로 파우치죽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정영철 CJ제일제당 상온HMR마케팅담당 부장은 "CJ 제일제당 비비고 죽은 '죽 일상식'이라는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 리더로서, 식사 대용식, 간식, 야식 등 죽을 일상에서 다양하게 즐기는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비비고 죽이 앞장서 내년에는 상품죽 시장을 2000억원대 규모까지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미디어펜 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