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평행선 유지 속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 “뱃머리 올라오기 시작"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로 비롯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가 6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미군 지휘부의 총출동에도 한일 양국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15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을 만난 문재인 대통령은 원칙론을 고수하며 사실상 일본정부에 대한 미국의 마지막 압박을 요구했다. 

청와대는 이날 “에스퍼 장관이 ‘지소미아 이슈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 이 사안이 원만히 해결되도록 일본에도 노력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면담 전 인사를 하고 있다./청와대

하지만 일본정부는 지소미아를 연장하는 조건으로 수출규제를 철회해달라는 우리정부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일본정부는 수출규제와 지소미아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며,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에 따른 경제보복이 아니라 안보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철회에 대한 멍분읗 찾지 못하게 됐고, 일본정부가 지난 7월 시작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에 따라 결정된 지소미아 종료는 정해진 시한인 23일 0시를 기해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았다.

다만 17일 태국 방쿡에서 열리는 제6차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를 계기로 한일 국방장관이 지소미아 종료 이후 처음으로 회담을 갖고, 이날 오후에는 한미일 국방장관회의가 열릴 예정으로 이 회담에서 지소미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일본언론 등을 볼 때 현재로선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은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고를 촉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경두 국방부 장관 역시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가 없는 한 지소미아 재연장을 검토하기 어렵다는 정부의 입장을 반복해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모두 지소미아 문제를 두고 각자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일본측에 얼마나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문 대통령 앞에서 ‘일본에도 노력을 요청하겠다’고 말한 만큼 이 회담에서 미국이 일종의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반면 3자 국방장관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이 오히려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한편,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최근 한중일 등 동아시아 국가 방문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한일 갈등 상황에 대해 “오랫동안 내려가고 있던 뱃머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에서 처음으로 나온 긍정적인 견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런 미국의 기대감이 현실이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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