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책위 김병권·김형기 피의자 신분 조사…엇갈린 주장 '공방' 불가피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의 대리운전 기사와 행인 집단 폭행 사건이 진실공방으로 흐르고 있다.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대책위는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대리기사와 대책위의 입장이 일방폭행과 쌍방폭행으로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폭행을 당한 대리기사와 행인들은 일방적 폭행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유가족들은 쌍방 폭행이라고 주장하면서 진실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폭행 가담 혐의를 받고 있는 김병권 전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위원장과 김형기 전 수석부위원장 등 유가족 5명은 19일 오후 4시30분께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에 출석한 김 전 위원장은 쌍방폭행을 인정하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입을 닫은 채 굳은 표정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국민과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심려를 많이 끼쳐드려 죄송하고 사과 드린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 대리기사와 행인 등을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병권(왼쪽) 전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과 김형기 전 수석부위원장 등 유가족들이 19일 오후 서울 국회대로 영등포경찰서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앞서 경찰 조사를 받은 대리기사 이모(51)씨는 "대기 시간이 지체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현 의원과 말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국회의원을 무시하냐며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씨는 이에 앞서 대리운전 기사 5만 명이 가입한 친목 인터넷 카페에 폭행 당시 상황을 정리한 글을 올렸다.

이씨는 "'국회의원 앞에서 공손하지 못하다'는 말을 듣고 국회의원이 뭔데 대리기사가 굽실거려야 하냐라고 따졌더니 자신을 '국정원 직원 아니냐'고 의심하면서 일방적인 폭행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신고한 행인 김모(36)씨 등도 앞선 경찰조사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있던 새정연합 김현 의원이 대리기사와 말싸움을 벌였고, 이후 유가족들이 대리기사를 때리는 것을 보고 말리려다가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반면 유가족 측은 쌍방 폭행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방적으로 때린 것이 아니라 맞기도 했다는 게 유가족 측의 설명이다. 앞서 유경근 전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김 전 위원장은 팔에 깁스했고, 김 수석 부위원장은 치아 6개가 부러지는 등 일방적인 폭행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사건 현장이 찍힌 폐쇄회로(CC)TV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가족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신속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