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현대차증권‧DB금융투자 등 신용등급 '상승'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달 말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교보증권‧현대차증권‧DB금융투자 등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상향조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투자은행(IB) 부문 강화 등 수익구조 개선이 신용등급 향상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이들의 ‘업그레이드’가 다른 중소형사들에게도 크고 작은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29일 나이스신용평가는 DB금융투자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올렸다. 그러면서 ‘IB와 위탁매매부문이 강화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고 타 증권사 대비 우발채무 수준이 낮아졌다’는 설명을 달았다.

   
▲ 사진=연합뉴스


DB금융투자는 2015~2017년 부실자산으로 인한 비경상 손실이 발생하면서 수년간 저조한 수익성을 기록했지만 작년부터는 IB 부문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달라지는 모습이다. IB부문의 올해 3분기 영업수익은 824억원으로 작년 3분기(764억원) 대비 8%가량 늘어났다.

마찬가지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2일 현대차증권과 교보증권의 장기신용등급을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올렸다. 다각화된 수익구조와 안정적인 실적 등이 등급 상향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번에도 평가에 도움이 된 것은 IB 분야였다. 한신평은 현대차증권에 대해 IB, 퇴직연금 부문이 강하고 영업기반이 양호하다고 봤다. 실제로도 현대차증권은 IB와 자기자본투자(PI)가 실적을 견인하면서 올해 3분기 누적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7.8% 증가한 884억원을 기록한바 있다. 지난 10월에는 103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재무안정성을 개선했다.

교보증권 역시 자산관리와 IB 부문 등의 영업력 확대로 장기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성공했다. 지난달 21일 나이스신용평가는 교보증권의 신용등급을 ‘긍정적’으로 올리면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2015년부터 최근 5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약 9%를 기록하고 있는 등 업계 상위권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소형사들의 잇따른 신용등급 상승에는 공통점이 있다. 수익구조 다각화를 통해 IB 부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늘렸다는 점이 주효했다. IB사업의 경우 발행어음, 기업대출 등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게만 허용된 일부 사업을 제외하고는 중소형사-대형사 간 사업구조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어떤 회사든 구조 개선에 나설 수 있다. 

결국 이번 중소형사들의 신용등급 상승은 다른 회사들의 수익구조 개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단, 전반적인 사업구조가 IB 위주로 재편될 경우 중소형사들이 대형사와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이 생길 가능성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자본증식을 통해 덩치를 불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들로선 IB부문에서의 경쟁에 불리한 점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기업금융 분야에서 대형사와 경쟁하기보다는 중소형사들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대체투자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등 수익모델의 질적 변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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