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갈등’ 이후 첫 방한 왕이, “다자주의 수호” 미국 정면비판
강경화 “양국관계 미진한 부분 개선 논의”…왕이 “새로운 공동인식 형성”
김소정 부장
2019-12-04 18:09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중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이후 처음으로 한국를 방문한 중국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다자주의를 강조, 미국을 정면 비판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현재 세계의 안정과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은 일방주의가 현재 국제질서를 파괴하고 패권주의 행위가 국제관계 규칙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모든 책임지는 나라들과 함께 다자주의 이념을 견지하고, 국제법을 기초로 하는 국제질서를 수호하고, WTO를 초석으로 하는 다자무역체제를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왕이 부장은 “오늘 각 분야에 호혜적인 협력 강화에 대해, 지역 및 국제정세의 새로운 변화 와 새로운 정세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저는 우리 사이에 반드시 새로운 공동 인식이 형성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의 발언에 앞서 강경화 장관은 “그간 양국관계 발전 과정에서 발생한 성과를 평가하고, 다소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강 장관은 “오늘 회담을 통해서 정상 및 고위급 교류 활성화 방안, 경제, 환경, 문화‧인적 교류 등 실질적인 협력을 증진시키는 구상과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한중 간 협력 방안, 지역과 국제정세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교환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의 모두발언 중 ‘양국 관계의 미진한 부분 논의’ 언급에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고개를 크게 끄덕였고, 중국어 통역을 통해 이 내용을 전해들은 왕이 부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왕이 부장의 방한은 2015년 3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 참석 이후 약 4년 8개월만이다. 양자 차원의 공식 방한은 2014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외교부에 따르면, 한중 양 외교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한중 양자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문제을 논의하고 아울러 이달 말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관련해 사전 협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왕이 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답방 논의에도 진전이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2월 중국을 국빈방문한 이후 시 주석은 답방은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시 주석이 이번에 방한할 경우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지속된 한중 갈등이 한층 해소되는 의미도 있다.


이와 관련해 강 장관은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앞두고 이날 국립외교원 주최 국제문제회의 기조연설에서 한한령의 완전한 해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한국과 중국과의 상호의존적 관계는 북한 관련 도전과제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포함해 모든 분야에서 확대되고 있다”며 “2017년 사태는 많이 극복됐으나 관광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또한 왕이 부장이 다음날인 5일 오후 3시쯤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인 만큼 지난 9월 방북했을 때 들은 북한의 메시지를 문 대통령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미협상이 교착상태를 보이고 북한이 ‘새로운 길’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최근 타결 직전까지 갔던 미중 무역협상에 또다시 먹구름이 짙어진 상황에서 이번에 중국측이 화웨이 등 5G 장비 사용을 압박하고, 미국이 요구하는 인도‧태평양전략과 아시아 내 중거리미사일 배치 계획에 불참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경북 성주에 임시 배치돼 있는 주한미군의 사드 문제를 다시 꺼낼 수도 있다.


왕이 외교부장은 앞서 이날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면서 시 주석의 방한이 곧 성사될 것으로 보는 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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