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태국과 비기며 조 1위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베트남은 5일 오후(한국시간) 필리핀 라구나주 비난 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남아시안게임(SEA)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5차전에서 태국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베트남은 전반 10분 만에 태국에 두 골이나 허용하며 끌려갔지만 띠엔 린이 2골을 넣어 힘겹게나마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베트남은 조별리그를 4승 1무, 무패로 끝내며 B조 1위에 올랐다. 이날 라오스를 3-0으로 물리친 인도네시아가 4승1패로 베트남에 이은 조 2위를 차지하며 4강에 합류했다. 지난 대회 우승팀 태국은 베트남에 막혀 3승2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베트남은 오는 7일 A조 2위 캄보디아와 준결승을 갖는다. 인도네시아는 A조 1위 미얀마를 만난다. 베트남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캄보디아보다 앞서 결승 진출이 유력, 60년만의 대회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 사진=베트남축구연맹 홈페이지


이날 경기는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니시노 아키라 감독의 태국이 맞붙어 한일 지도자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박항서 감독은 반또안, 도탄틴, 떤 신, 떤 따이, 반허우, 비엣흥, 쫑호앙, 호앙득, 도훙중, 타인쭝, 띠엔린 등을 내세워 태국을 상대했다. 

베트남이 4연승을 거두고 있어 비기기만 해도 조1위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태국도 2골 차로 이기면 4강에 진출할 수 있어 총력전을 예고했다.

경기 초반 베트남이 큰 위기에 빠졌다. 골키퍼의 실수가 나오며 태국에 이른 시간 선제골을 내준 것. 전반 4분 수비수의 백패스를 골키퍼 반또안이 논스톱으로 처리하려다 차낸 볼이 태국 수파차이 자이뎃의 몸을 맞고 그대로 베트남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일찍 골을 내줘 흔들린 베트남을 태국이 몰아붙였다. 전반 10분 태국은 추가골을 터뜨리며 스코어를 2-0으로 벌려놓았다. 후방에서 한 번에 넘어온 패스를 수파낫이 슈팅했고, 골키퍼 맞고 흐른 공을 수파낫이 다시 잡아 슈팅해 베트남 골네트를 흔들었다.

두 골 차가 되면서 베트남이 분발하기 시작했다. 전반 15분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띠엔린이 헤더로 마무리해 만회골을 터뜨렸다.

골이 더 필요한 박항서 감독은 전반 18분 떤 따이를 빼고 하득찐을 투입하는 이른 교체 카드로 공격을 강화했다. 이후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으나 전반은 더 이상 골이 나오지 않은 채 태국이 2-1로 앞서며 끝났다.

베트남은 후반 들어 강하게 태국을 압박하며 기회를 엿봤다. 후반 24분 베트남에게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다. 띠엔린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에게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떤 신이 나서 슛한 볼이 골키퍼에게 막혔고, 튀어나온 볼을 하득찐이 재차 슈팅했으나 공은 골대 위로 떴다.

이 때 베트남에게 다행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주심과 부심이 상의해 다시 페널티킥을 차도록 지시했다. 태국 골키퍼가 먼저 움직였다는 판정을 내린 것. 베트남은 키커를 띠엔린으로 바꿨고, 띠엔린은 강한 슛을 골문 모서리로 차 넣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제 완전히 베트남의 페이스가 됐다. 두 골이나 더 넣어야 하는 태국은 다급해졌지만 갈수록 체력이 떨어져 제대로 공격을 하지 못했다. 후반 35분 위사루트의 중거리 슈팅은 골대 위로 넘어갔다.

베트남 선수들은 남은 힘을 다해 수비를 펼치며 간간이 역습에 나서 시간을 흘려보냈다. 결국 그대로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되면서 베트남의 조 1위와 태국의 예선 탈락으로 두 팀의 희비는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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