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 국민은행·농협은행 등 금융권 수장의 연임 소식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안정적인 지주사 전환과 올해 3분기 최대성과 달성 등 ‘실적’에는 문제가 없지만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사태로 인한 ‘제재’ 문제가 남아있다.

   
▲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겸 우리은행장/사진=우리금융그룹


손 회장은 올해 초 우리금융지주 출범과 함께 1년 임기로 회장으로 취임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손 회장은 임기 동안 안정적인 지주사 안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손 회장은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며 비은행 부문을 강화했다.

올해 자산운용사(우리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와 부동산신탁사(국제부동산신탁)를 신규 자회사로 인수하며 계열사 확장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의 자회사였던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에 대한 편입을 마무리하고 롯데카드 지분도 인수했다.

여전히 우리금융그룹의 자산·이익 비중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해 내년에 추진할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라는 큰 과제에서 손 회장의 역할이 남아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금융그룹은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6657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대성과를 달성하며 손 회장 임기 동안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우량 중소기업 위주의 고른 자산성장과 핵심예금 증대를 통해 사상 최대성과를 달성했다”며 “손태승 회장 취임 이후 일관성 있게 추진해 온 우량자산 위주의 리스크관리 중시 영업의 결과”라고 밝혔다.

‘국제통’으로 꼽히는 손 회장의 글로벌 전략으로 우리금융그룹 해외부문도 뚜렷한 성과를 보였다. 올해 우리금융그룹의 3분기 글로벌부문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한 1780억원 규모로 총 당기순이익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대규모 원금 손실을 낳은 DLF 사태에 대한 금융감독원 제재 수위가 손 회장 거취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 5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DLF 투자손실에 대한 배상비율을 40~80%로 결정했다. 분조위는 은행 본점차원의 내부통제 부실과 과도한 수익추구 영업전략이 대규모 불완전판매로 이어졌다고 판단하고 이를 최초로 배상비율에 반영했다. 

금감원이 검사의견서에서 은행장들을 감독책임자로 명시하면서 손 회장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함께 제재 대상 후보에 올라가있다. 만약 ‘문책적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게 되면 잔여임기는 마칠 수 있지만 금융권 취업이 3~5년간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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