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검찰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밑에서 특별감찰반원으로 일했던 A수사관의 휴대전화 잠금장치 암호를 풀기 위해 과학수사기법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잠금해제를 시도한지 5일째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지난 2일 A수사관의 '아이폰X(텐)'를 압수한 뒤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에 맡겼다.

그러나 A수사관의 휴대전화는 아직 포렌식 작업에 돌입하지 못했다. 2017년 출시된 아이폰X는 보안이 까다로워 잠금을 풀기가 어려운데다 A수사관의 아이폰X는 최신 버전의 IOS를 탑재해 암호를 풀기가 더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이 정보 복원과 분석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안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사의 협력을 받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애플사는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의 아이폰 잠금 해제에 협조하라는 법원 명령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미 연방수사국(FBI)은 결국 이스라엘 보안 업체에 10억여 원의 거액을 들여 잠금을 풀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일단 아이폰X의 메모리 등을 복사한 파일을 만들어 하나씩 비밀번호 해제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제 아이폰X를 수백 또는 수천개를 만드는 방식이다.

아이폰X 기종의 잠금을 풀 수 있는 제품으로는 이스라엘 정보기술업체인 '셀레브라이트'사의 장비도 거론되고 있다. 국내에는 2~3대 정도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기술을 가진 미국 업체도 있다고 한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폰의 특성상 다소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작업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대검 포렌식 센터에서 잠금을 못 풀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으니 곧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와 보안업계에서는 암호 자체를 푸는 방식은 쉽지 않기 때문에 검찰이 각종 증거 확보를 통해 암호 해제의 단서를 얻어낼 것으로도 보고 있다.

한편, A수사관의 휴대폰을 두고 검찰과 경찰 간의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경찰은 지난 6일 "검찰에 A씨 휴대폰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A씨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5일 경찰이 신청한 첫번재 영장은 기각되었다.

검찰은 과거 울산지방경찰청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을 수사한 것이 청와대로부터 하명을 받은 '위법 수사'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