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20대 국회, 심지어는 국회의장도 논란
문희상 '지역구 세습 논란' 두고 "입법 청부업자"

정세균 '후임 총리설' 떠오르자 "국회 명예 실추"
조성완 기자
2019-12-14 10:21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최악의 국회’로 평가받는 20대 국회의 막바지, 이번에는 전·현직 국회의장이 모두 논란에 휩싸였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세습 논란’으로 연일 야당의 공격을 받고 있으며,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총리입각설’로 입법부의 권위를 실추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 의장은 지난 10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서 부수 법안을 먼저 처리하던 관행을 깨고 안건 상정 순서를 바꿔 정부 예산안을 먼저 표결에 부처 통과시켰다. 한국당이 제출한 예산안 수정안에 대해서는 충분한 토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무산시켰다. 


이후 한국당은 문 의장이 차기 총선에서 아들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기 위해 볼공정하게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문 의장의 아들 석균 씨가 지난 12일 언론인터뷰를 통해 “세습 논란을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현직 국회의원 아들이라고 해서 공정한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것조차 막힌다면 억울하지 않겠느냐”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13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문 의장에 대한 비난이 더욱 거세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현역 국회의원이 아들에게 곧바로 지역구를 물려준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김세연 한국당 의원은 부친 김진재 전 의원과 4년의 터울이 있다. 게다가 김 의원은 2008년 출마 당시 무소속이었다. 정우택 의원은 부친 정운갑 전 의원과 지역구도 다르고 12년의 차이가 있다. 남경필 전 경기지사는 부친 남평우 전 의원의 사망으로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부친 유수호 전 의원과 8년 차가 있으며, 지역구가 다르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도 2004년 17대 총선에서 부친 김상현 전 의원의 과거 지역구인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지역구를 서대문구을로 옮겼지만 내리 두 번 연속 낙선한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원내에 입성했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부친 정석모 전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연기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이후 비례때표, 서울 출마 등을 거쳤으며, 현 지역구는 다시 충남 공주·부여·청양이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3일 “입법부 수장으로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할 국회의장이 아들 출세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선봉대 역할을 한다는 게 역사에 어떻게 남을지 부끄럽다”며 “민주당의 충실한 입법 청부업자 노릇을 할 것이라면 의장직을 내놓고 민주당에 복당, 세습정치에 올인하라”고 힐난했다.


'총리설' 정세균 전 의장, 정치권에서는 "삼권분립 정신을 망각하는 행동"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떠오른 정세균 전 국회의장도 논란에 휩싸였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입법부의 수장을 지낸 그가 신임 국무총리로 취임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헌정사에서 국회부의장 출신이 총리에 임명된 경우는 2차례 있었지만, 국회의장 출신이 총리 자리에 오른 경우는 없다. 정 전 의장이 총리에 취임할 경우 헌정 사상 국회의장 출신 총리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국회의장은 대통령 다음으로 국가 서열 2위이며, 헌법상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을 견제하는 입법부의 수장이다. 삼권분립의 한 축이었던 그가 대통령의 밑으로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정 전 의장은 지난 2006년 초 집권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의장에서 곧장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겨 한동안 비판에 쌓인 전력이 있다.


   
▲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경태 한국당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삼권분립 정신을 망각하는 행동이다. 대통령은 그런 검토가 있었다면 즉각 철회해야 된다”며 “어떻게 삼권분립 정신을 무시하는가. 이것이 독재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강신업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전 국회의장을 총리로 지명하겠다는 것이 실망스럽고,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을 지낸 인사가 총리로 입각하겠다는 것도 대단히 실망스럽다”면서 “자칫 국회의장의 처신이 민의의 전당이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실추시킨다면, 이것이 어찌 국회의장 개인의 망신에 그치는 일이겠느냐”고 지적했다.


정 전 의장이 총리에 취임하면 ‘의장 출신은 정치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오랜 관행도 깨지게 된다. 지난 2002년 박관용 전 의장 이후 전직 국회의장들은 예외 없이 모두 현역에서 은퇴했다. 하지만 정 전 의장은 의장직을 그만 두고 민주당에 복당한 이후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지역구에서 활동 중이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12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정 전 의장은) 국회의원 출마를 계속 하겠다는 의사가 훨씬 더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얼마 전까지 정 전 의장이 주변에서 총리 권유가 있을 때 완곡하게 ‘본인은 의사가 없다’는 이야기를 주변에 밝혔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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