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에경연·석유협회, '2019 석유 컨퍼런스'
미중 경제전쟁·OPEC 감산·셰일오일 증산 등 영향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내년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가량으로 전망되며, 브렌트유는 54~75달러를 오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17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린 '2019 석유 컨퍼런스'에서 "예년 수준의 수요 증가와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의 추가 감산에도 미국을 비롯한 비OPEC 생산 증가로 공급과잉이 발생, 올해보다 낮은 선에서 형성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본부장은 "미중 경제전쟁이 심화되고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심화되면 두바이유가 50달러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OPEC이 '충분히' 감산하거나, 지정학적 사건에 따른 공급차질이 벌어지면 70달러 선으로 인상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본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OPEC에 6차례 트윗을 통해 압박한 시점을 보면 희망하는 유가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면서 "미국은 원유생산국이자 소비국이라는 점에서 높지도 낮지도 않은 유가를 기대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인하를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17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린 '2019 석유 컨퍼런스'에서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재승 고려대 교수는 "석유는 수능으로 치면 국·영·수이지만, 지난 5~6년간 업스트림과 대외 투자에 있어 지나치게 방어적이었던 것 같다"며 "석유수급에 관한 대외에너지 정보력 및 리스크 분석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절대 물량은 크게 바뀌지 않겠으나, 유종별 대응은 필요할 것"이라며 "중동과 남중국해 및 기타 지역이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유의깊게 살펴봐야 하고, 대미 에너지외교 강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종헌 S&P 글로벌 Platts는 "정치적 영향도 있지만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과 운임이 낮았기 때문에 그간 한국으로 들어오는 미국산 원유 물량이 늘어났으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러시아와 파푸아뉴기니 등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앞으로는 어디에서, 어떤 원유를 조달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분석이 강화돼야 한다"며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에는 황함유량이 적은 원유가 많은 반면, 베네수엘라와 알바니아산은 황 성분이 다량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 17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린 '2019 석유 컨퍼런스'에서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효석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과거 중국이 철강 자급률을 80%에서 150%로 끌어올리면서 미국·한국·일본업체들이 피해를 입었던 것과 같은 상황이 석유분야에서 재현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시장상황을 보고 설비를 늘리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정유사들은 산유국과 멀어 지리적으로 불리한데, 한국은 비산유국 중 유일하게 수입관세를 물리는 나라"라며 "세제 인센티브도 부족하고, 현장에서는 환경규제가 (경쟁국 대비)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우려했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제6차 자원개발 기본계획을 수립 중으로, 새로운 자원안보에 대한 개념과 향후 전략자원 확보 및 비축방안이 담길 예정"이라면서 " 전략 비축유 확충, 산유국과의 협력, 유조선 보호 등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차관은 "우리 업계도 운영능력 등은 세계 최고지만, R&D에 앞장서고 융복합 비즈니스를 발굴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라며 "비상시 대체 유종 확보 및 비상 대응계획 마련 등 수급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김성원 한국석유공사 센터장, 백영찬 KB증권 이사,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 등이 참석했으며, 내년 국제유가가 올해보다 오를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