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비중↑…자산운용사 표심단결 '변수'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현재 공석인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이 선거전에서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실무경험이 풍부한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와 자산운용업계를 대표하는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의 추격도 만만치 않아 막판까지 결과를 예상하기 힘든 상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투표는 20일 오후 3시 여의도 금투센터 3층 임시총회장에서 진행된다. 금투협은 사전에 후보자들의 소견발표 자료를 전 회원사에 발송했고, 임시총회에서는 후보자들의 소견발표에 이어 정회원사 대표(부재시 대리인)의 직접·비밀 투표가 실시된다.

   
▲ 왼쪽부터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의 모습 /사진=금융투자협회


투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시스템을 통한 전자투표 방식으로 이뤄지며, '과반수 찬성(회원사 과반수 출석)'을 얻어낸 후보가 있어야 투표가 종료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득표 후보가 없을 경우 득표율 1, 2위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이뤄진다. 모든 선거 절차는 13층에 마련된 별도 장소에서 실시간 중계 시스템을 통해 공개된다.

금투협회장 선거가 정치 선거와 다른 점은 전체 의결권중 40%만 '1사1표' 원칙에 따라 참여 회원사에 균등 배분된다는 점이다. 나머지 60%는 각사가 내는 회비에 비례해 추가적으로 주어진다. 회비를 많이 내는 대형 증권사들의 입김이 셀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세 후보 중에서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거론되는 인물은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이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대형 증권사들의 표심이 나재철 후보에게 쏠린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나 사장은 증권사 사장단 모임을 통해 꾸준히 증권사와 접촉해왔고, 해당 모임의 간사 역할도 맡았기 때문에 증권사 대표들의 신임이 두텁다.

그렇다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선거의 독특한 점은 자산운용사들의 비중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점이다. 이번 제5대 협회장 선거에 투표권을 가진 정회원사는 모두 296곳이다. 지난 2018년 1월 4대 협회장 선거 당시 정회원(241곳)과 비교하면 55개사가 늘어났는데, 4대 협회장 선거당시 169곳이던 자산운용사가 이번에는 222곳으로 무려 53곳 증가했다. 

이에 현재 자산운용사에 재직하고 있는 정기승 부회장이 선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후보자 가운데 유일하게 금융당국 출신이기도 한 그는 금융지주사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금투협회장으로 장점이 많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금융권 내에서 두루 실무 경험을 쌓은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 역시 상당히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후보들이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등 자산운용사들을 의식한 공약을 강조하고 있는 게 이번 선거의 독특한 점”이라면서 “나재철 후보가 증권사들의 표를 얼마나 얻을지, 또 자산운용사들이 얼마나 단결된 표심을 보여줄지가 이번 선거 최대의 변수”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