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보험사들의 자구 노력을 통해 내년도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하라는 방침을 밝히자 보험사들이 감내 수준을 넘어섰다며 크게 반발했다.
또한 실손의료보험의 상품설계가 잘못됐다는 금융당국의 인식을 같이할 수 없다며 실손보험에서 발생하는 손해율 급등 문제의 원인은 비급여를 양산하는 병원에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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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 중인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모습/사진=금융위원회 |
20일 은 위원장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보험사 사장단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원가와 손해율이 올랐다고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오르고 있는 것엔 상품구성, 과잉진료, 과잉 소비, 도덕적 해이 등이 있다”며 “보험사 역시 자구 노력을 통해 흡수할 부분은 흡수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의 이같은 입장에 보험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더이상 자구 노력을 통해 감내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1%를 넘어서며 적정 수준을 넘어섰며 보험사들은 실손보험의 경우 최대 20%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보험사의 자구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며 의료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선 실손보험의 상품 설계가 문제라고 지적했지만 이는 비급여를 늘리고 있는 병원의 탓이 크다”며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나서 근본적인 원인을 바로 잡지 않은채 보험사의 목만 비튼다면 실손보험 손해율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보험 역시 올해 1~9월 누적 평균 96.4%를 기록하며 적정 수준을 넘어서 업계에선 5% 안팎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미 업계 손실액의 경우 9월말 기준 1조원을 넘어섰으며, 올해 총 손실액은 1조5000억원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도 신 인프라 구축이나 디지털 시대에 맞는 투자를 해야하지만 현재 자본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중소형사의 경우엔 상황이 더욱 심각해 인력감축이나 사업 축소 등의 논의가 오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0월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23.4%까지 치솟은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전화를 이용한 텔레마케팅(TM) 자동차보험 영업을 축소하기로 하고 상담직 직원 33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 중이다.
롯데손보는 희망퇴직 신청 규모에 따라 직원을 최대 40% 줄일 계획이다.
한화손보는 지난 2일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10명의 임원을 해임했다. 지원총괄·영업총괄 등 총괄체계를 없애고 6개 부문 30개 팀으로 조직을 슬림화했다.
앞서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도 지난달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은 10년 이상 근속, 만 40세 이상의 직원들이다.
KB손해보험도 지난 7월 근속연수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 받았으며, 최종 70여명이 직장을 떠났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입장이 너무 일방적”이라며 “보험료 차등요율제를 구실로 보험료 인상폭 최소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언제 시작할지도 모르는 제도를 보험료율에 선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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