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네오팝 이미지와 담론형성 활발히 이루어져야"
[미디어펜=장윤진 기자] '네오팝(Neo-pop)'은 새로운', '탄생'이라는 의미의 '네오(Neo)'와 'Popular(대중적인, 인기있는)'한 예술이라는 뜻을 지닌 '팝(Pop)'을 합성한 현대미술의 한 장르 이다.

팝(Pop)이라는 말은 1950년대 초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큐레이터였던 알로웨어(Lawrence Alloway)와 밴햄(Reyner Banham)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1960년대 미국적 황금만능주의 문화의 반영이기도 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승전 결과로 풍요로운 부를 축적한 미국은 팝아트 이미지를 사회 소비현상에 맞게 재해석하고 기계적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미술로 승화했다. 

후기 팝(Pop)은 포스트팝(Post-pop), 네오팝(Neo-pop)과 같은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하나의 글로벌 코드가 되었다. 

본격적인 시작은 일본의 서브컬쳐(하위문화)에서 비롯된다. 

1990년대 일본의 네오팝은 경제적 불황 속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오타쿠', '카와이', '그로테스크' 등의 문화로 발전했다.

   
▲ 무라카미 다카시는 현재에도 자신의 개인미디어를 통해 활발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무라카미다카시 인스타그램 캡처


일본의 대표적 네오팝 작가는 무라카미 다카시(むらかみたかし,1962.02.01~)로 일본 전통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 창조로 새로운 캐릭터의 변형을 가져왔다. 그는 슈퍼플랫(Superflat)이라는 용어를 창시해 일본 문화의 세계화와 대중화를 위한 담론 형성에 큰 기여를 했다. 

'슈퍼플랫'은 2000년 도쿄에서 열린 '수퍼플랫'에서 미술이론을 담은 저서를 발표하면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서양문화인 순수미술과 일본의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경계를 타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네오팝 확산의 배경에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보단 기존의 고급문화 이미지의 차용이 한몫을 했다. 일본 정체성을 담은 예술을 만들고자 일본의 경박한 현대 문화를 비판하고 인터넷 문화 및 쾌락과 부패가 공존하는 현대 소비사회에 대한 비판이 주된 소재로 사용된다. 

또한 인터넷 글쓰기를 통한 환상문학, 캐릭터, 아바타, 이모티콘 이미지와 같은 문자가 결합된 기호로 서브컬쳐(하위문화) 그룹을 고급예술로 승화 시켰다는 것에 의의가 크다. 

   
▲ 미국 다크팝아티스트 빌리 아이리쉬와 무라카미 다카시(좌), 무라카미의 대형작을 관람하는 관람객들의 모습(우) /사진=무라카미 다카시 인스타그램 캡처


무라카미 다카시의 '일본에서 미술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일본 현대미술인가', '무엇이 일본 고유의 미학인가', '무엇이 일본 특유의 감수성인가'라는 질문은 서양이 주도하는 세계 미술시장을 아시아 중심으로 옮겨왔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순수미술의 상품화를 통해 일본의 포스트모던 문화현상을 상징하는 핵심어로서 네오팝은 일본의 주요 이미지가 되었다. 일본 문화를 보다 친근한 것으로 해외에서 일본 대중문화와 일본 현대미술의 가치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일본 주도의 네오팝은 미디어 속의 작가 자신의 경험과 시대성을 표현하고, 대중과의 적극 소통을 위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우리 삶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반면 한국의 네오팝 담론 형성은 아직까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수많은 한국 네오팝 작가들이 지난 10여년간 많은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들은 한국전통문화 원형에 입각하지 않아 독창성에서 많이 뒤처지며 서구와 일본의 기존 팝 이미지만을 반복하고 재해석하는 수준에 머물러 주류 미술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네오팝 전성시대다. 그에 걸맞은 한국적 네오팝 이미지와 담론형성이 활발히 이루어져야만 한다. 

   
▲ 한국 네오팝 아티스트 임지빈 작가의 'HUG 베어'가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 설치되어 있다. /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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