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후 최대위기 대주주화합 절실, 엄마 이명희고문 갈등중재 시급
한진그룹이 다시금 남매들의 경영권분쟁에 휘말렸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회장에 반기를 들면서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조전부사장측 법률대리인은 조원태 한진칼 회장의 독단을 멈추기위해선 모든 주주와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한진그룹경영권을 위협하는 강성부펀드(KCGI)와도 대화하겠다고 강경입장을 내놓았다.

안타깝다. 한진그룹에 드리워진 창사 최대의 위기속에서 남매들이 갈등과 분쟁을 겪는 것은 그룹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 선친 조양호회장이 지난4월 미국출장중 급서한 것을 계기로 그룹의 항로에 대한 투자자와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고 조회장은 유언에서 남매들이 사이좋게 한진그룹을 이끌어가라고 했다. 선친의 유언장이 마르기도 전에 아들 조회장과 딸 조 전부사장이 분쟁을 벌이는 것은 볼썽사납다. 천국에서 영면하는 선친의 명예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조전부사장이 반기를 든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조원태회장이 공정위가 지정하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로 지정된 것에 대해 상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조전부사장의 경영복귀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갖고 있다. 

어머니 이명희씨는 정석기업 고문으로, 여동생 조현민씨는 한진칼전무로 경영전면에 다시 나서고 있다. 조전부사장측은 자신만 경영복귀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의 남매분쟁은 조속히 해소돼야 한다. 이대로가면 한진그룹경영권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선친이 물려진 지분으론 조원태회장 남매들이 외부 적대적 인수합병세력의 공격에 지켜내기 버겁다. 더욱이 강성부펀드는 수년전부터 한진그룹주식을 대거 매입한 후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역할을 하는 한진칼은 이명희고문과 조원태회장 등 대주주가족들이 28.94%만 소유하고 있다. 강성부펀드는 17.29%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도 4.11%를 보유중이다. 엄마인 이고문(5.31%)과 조회장(6.52%), 조전부사장(6.49%), 조전무(6.47%) 등 남매등이 비슷한 지분을 소유중이다. 엄마와 남매들이 힘을 한데 뭉쳐도 경영권을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 10%의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 델타항공이 경영권 방어에서 중요한 우군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한진그룹 조원태회장 남매들의 경영권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조현아전부사장이 경영에서 소외된 것에 불만을 품고 심지어 적대세력인 강성부펀드와도 협력할 것을 내비치고 있다. 남매갈등으로 한진그룹 오너경영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엄마 이명희고문이 조회장 남매들의 갈등을 중재하고 해소해야 한다. 갈등을 해소못하면 문재인정권의 압박과 국민연금을 동원한 지배구조 개편까지 이어질 수 있다. 남매들이 조속히 이견과 갈등을 해소해서 오너리스크를 제거해야 한다. 조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선친 조양호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함께 보잉사의 787-9 차세대 비행기를 구매하는 의향서에 서명하고 있다.


조회장과 남매들은 상황이 엄중함을 인식해야 한다. 한진그룹에 대한 문재인정권과 국민들의 반응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땅콩회항, 물컵사건, 폭행폭언 등 다양한 갑질논란이 문재인정권내내 각종 언론들에 의해 국민들에게 깊숙히 각인돼 있다. 

문재인정권은 재벌개혁의 시금석으로 선친조회장 이고문, 조전부사장 등 대주주일가에 대해 강압수사와 구속영장, 탈세조사, 압수수색등이 줄줄이 이어졌다. 대주주들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국민들의 한진오너일가에 대한 싸늘한 시각은 여전하다.

한진그룹이 남매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남매들의 경영권 유지와 방어는 점차 취약해진다. 국민연금이 강성부펀드 등 국내외 투자자들과 연합해서 조회장남매들의 경영권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 다시금 검찰 국세청 등 사정당국의 공격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전부사장측이 동생 조회장을 견제하기위해 강성부펀드와도 대화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우려스럽다. 아무리 동생 조회장에게 불만이 있다고 해도 그룹을 접수하려는 강성부펀드와 연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대주주들이 스스로 경영권을 외부 적대세력에 넘기려는 자해적인 행태다. 이는 창업주 고조중훈회장과 선친 고조회장의 유언마저 저버리는 것이다. 오너들이 생사를 넘나들고 피땀을 흘려가며 키워온 한진그룹이 남매간 경영으로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엄마 이고문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주주의 좌장으로서 이고문이 중심을 잡고 아들과 딸들의 분쟁을 해소하는데 조정역할을 해야 한다. 고 조회장의 급서이후 약관 40대의 아들 조원태회장이 국내외 악재를 극복하고, 글로벌항공사로 거듭나기위해 분투하고 있다. 

대한항공을 둘러싼 외부환경은 최악이다. 한일경제전쟁으로 일본항로는 적자로 반전됐다. 유류가격 인상에다 저가항공의 잠식으로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 오너일가가 똘똘 뭉쳐도 험난한 파고를 넘기 어려운 상황이다. 거대한 풍랑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대주주 남매들이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은 문재인정권과 투기자본의 공격을 자초하는 것이다.   

조전부사장과 조전무등이 경영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해 문재인정권과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각종 갑질행태의 당사자들로서 좀 더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현재론 조회장중심으로 경영을 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이고문이 조속히 남매들과 만나 이견과 갈등을 해소하도록 해야 한다. 이고문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 한진그룹 오너경영체제는 급작스레 추락할 수도 있다. 조회장도 조전부사장의 불만에 대해 경청하고 적법한 범위안에서 배려하는 리더십과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조회장이 타계한지 얼마 되지도 않는 상태에서 남매간 갈등이 불거지는 것은 국민들의 반기업정서만 잔뜩 부채질한다. 촛불정권이 다시금 한진에 대한 압박에 나설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총대를 메고 한진그룹 지배구조를 전문경영인체제로 바꿀 수도 있다. 오너일가는 자중자애하고, 위기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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