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대표하는 대중 코드, 'BTS'·'아기상어'·'펭수'
"BTS, 아기상어, 펭수가 일으킨 신한류 신드롬은 세계적 보편성을 띤 만국공통어가 돼간다"
장윤진 기자
2019-12-30 14:25

[미디어펜=장윤진 기자] 2019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급부상 하면서 다양한 컨텐츠가 올 한 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다. 2019년 가장 인기 있었던 대중 코드를 정리해 본다면 'BTS', '아기상어', 그리고 '펭수'을 꼽을 수 있겠다. 


   
올 한 해 가장 인기 있었던 대중 코드로는 'BTS', '아기상어', '펭수'을 꼽을 수 있다. /사진=미디어펜 DB


◇ 신한류의 새역사, BTS(방탄소년단)


신한류로 전 세계를 호령하며 한국 대중문화의 새 역사를 쓴 슈퍼스타 BTS. 7인조 보이그룹은 데뷔 7년만에 세계 정상급 아이돌 그룹으로 성장했다.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세 번이나 올랐고 영국 런던 웸블리 구장 공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파드 국제경기장 등 세계 23개 도시 62회 공연을 통해 206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아메리칸뮤직어워드 3관왕을 수상했다. 


전 세계 학계에선 BTS가 만들어낸 아이코닉한 현상과 관련한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2월 11일 한국언론학회는 연세대학교 백양누리관에서 'BTS 너머의 케이팝: 미디어 기술, 창의산업 그리고 팬덤문화'라는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한류와 K팝 연구에 있어 국내와 동아시아 중심에서 전 세계적 지평으로의 확대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국경을 초월하는 '트랜스내셔널' 흐름에 있는 한류의 중심이 방탄소년단 덕에 K팝으로 옮겨온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K라는 접두사가 붙은 모든 현상에 대해 특별한 홍보 없이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홍 교수는 "미국 대중음악 차트 '빌보드'의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방탄소년단이 세 번이나 1위를 차지하면서 한류가 이제 더 이상 동아시아 현상이 아닌 글로벌한 대중문화 현상임을 인지하고 있다"며 "한국인이 포함돼있지 않는 K팝 그룹이 생기는 것이 그 사례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 덕에 새롭고 대안적인 남성성이 등장한 것"에 대해서도 짚었다. 특히 서구 여성이 그간 아시아 남성에 대해 갖고 있었던 지배적이고 고정된 이미지를 버리고 새로운 가능성의 시선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이어 홍 교수는 "방탄소년단과 한류의 부상으로 한글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프랑스만 해도 대학에서 한국어를 담당하는 교수들의 자리가 여럿 늘어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들을 문화적으로 번역하는 일들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의 지난 27일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해로 4년째 진행하고 있는 '케이팝 아카데미' 수강생이 BTS의 인기로 지난 8개월 동안 러시아, 태국, 인도, 미국, 독일 등 21개국 문화원 25곳에서 수강생 총 2608명이 한국의 춤과 노래를 배웠다. 전체 수강생은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 전 세계 어린이들의 BTS, 아기상어  


"베이비샤크 뚜루루뚜루~." 국내 기업 스마트스터디가 지난 2015년 북미 구전동요 '아기상어(Baby Shark)'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해석한 '상어가족' 애니메이션 로고송의 한 구절이다. 귀여운 상어 가족의 리드미컬한 몸짓과 중독성 넘치는 후렴구가 탑재된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 37억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7년 인도네시아의 유명 배우가 TV에 나와 아기상어 춤을 추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동남아로 퍼져 나간 것이 시작이다. 필리핀에서도 노래가 흥행하자 영국·미국 등 영어권에 베이비시터로 나가 있던 필리핀 보모들이 아기들에게 아기상어 영상을 틀어주기 시작하면서 미국 내 아기상어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현재 아기상어 신드롬은 유튜브·공연장을 넘어 미국에서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워싱턴 내셔널스의 승리를 부르는 공식 응원가가 바로 '아기상어'이다. 워싱턴 내셔널스는 선수 평균연령 30.1세의 최고령 구단이라는 불리함을 딛고 올해 창단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으며 몸을 던지는 나이스 플레이, 득점 순간마다 "베이비샤크 뚜루루뚜루"가 흘러 나온다. 또한 '스폰지밥'으로 유명한 어린이 채널 니켈로디언(Nickelodeon)은 아기상어를 주제로한 TV 만화 시리즈를 만들고 있어 아기상어의 입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스터디 공동 창업자인 이승규 이사는 지난 10월 22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아랍어·몽골어를 포함한 16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고 켈로그 시리얼, 네슬레 아이스크림 등 글로벌 기업들과 제휴해 2500여 개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앱·유튜브 등 디지털 부문과 공연, 완구, 캐릭터 판권 등 오프라인 부문이 시너지를 이룬 매출의 55%는 해외에서 나온다"고 얘기했다.


◇ 대한민국 키덜트들의 뽀통령, 펭수 


2019년 마지막을 뜨겁게 장식한 신한류 컨텐츠는 대한민국 키덜트들의 뽀통령, '펭수'이다. 남다른 외모로 남극에서 왕따를 당해 한국으로 귀화한 10살짜리 펭귄 펭수는 다 큰 어른들을 EBS로 집합 시켰다. 


EBS는 덕질을 유발하는 확실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현실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펭수의 오디션 영상 콘텐츠까지 공개했다. 오디션에서 한국에서의 목표를 묻는 심사위원의 질문에 "BTS"라고 짧게 답하고 심사위원들이 회의 후 결과를 통보하겠다고 하자 "빨리 알려줘야 나도 KBS를 가든 MBC를 가든 할 수 있으니 여기에서 회의를 하라"고 말한다. 열 살짜리 펭귄 캐릭터가 어른들을 향해 내지른 도발이 인기의 주요 요소다. 


뚜렷한 정체성과 세계관을 기반으로 성장한 펭수는 한국 특유의 팬덤 문화를 자극했고 기존 미디어보다 뉴 미디어로 소통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웃음을 안겨준다. 


펭수의 팬덤은 대부분 구매력을 가진 어른들이다.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시청 연령층은 18~24세 24.6%, 25~34세 40.2%, 35~44세 21.8%로 1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까지 폭넓게 이뤄져 있다. 펭수가 다른 캐릭터와 달리 폭발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는 이유다. 


EBS를 보던 어린이들은 어쩌다 어른이 됐고 이들은 가장 중요한 소비계층이자 문화의 주류 계층으로 성장했다. 이들을 잡기 위해 통신·식품·패션·여행 등 업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업들이 펭수를 섭외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펭수로 효과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펭수가 나온 제품이 곧 굿즈처럼 팔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이처럼 올 한 해 BTS, 아기상어, 펭수가 일으킨 신한류 신드롬은 세계적 보편성을 띤 만국공통어가 돼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21일 BTS의 사진과 함께 "유사한 소리의 노래들은 다양한 문화권에 공통되는 동일한 사회적 활동과 연관돼 있다는 것을 새 연구는 밝혀냈다"며 논문을 소개했다. WSJ는 "투바족의 노래와 케이팝(K-POP) 스타일의 곡으로부터 북아프리카의 5음계 노래, 인도의 라가, 미국의 블루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노래들은 음 구조에 대해 동일한, 근본적 감각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구는 음악이 폭넓은 인기를 누리는 이면에 숨겨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이언스지 또한 지난 21일 "여러 문화 간에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음악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음악이 민족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언어이며 보편적인 인지 메커니즘이 존재함을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지난 1월에는 동요 아기상어의 인기에 대한 뇌과학적 이유를 설명하는 연구에선 "아기상어의 반복되는 리듬과 멜로디가 귓 속에서 특정음이 맴도는 현상인 '귓벌레' 현상을 발생시켜서 뇌 속에 강하게 각인되도록 만들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미디어펜=장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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