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올해 마지막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우리정치가 가야할 갈 길이 ‘아직도 멀다’는 생각은 저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라며 “이로 인해 국민들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아무리 정치적으로 대립하더라도 국회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일을 방기하며, 민생을 희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무는 한해의 끝자락에서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찹하기만 하다. 20대 국회 내내 정쟁으로 치달았고 마지막까지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미 역대 최저 법안처리율로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얻었고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도입된 국회선진화법까지 무력화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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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청와대 |
이어 “예산부수법안이 예산안과 함께 처리되지 못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지더니, 올해 안에 통과되지 못하면 국민들에게 직접 피해를 주는 일몰법안마저도 기약없이 협의가 미뤄지고 있다”며 “신혼부부, 자영업자, 농어민, 사회복지법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일부 지원을 당장 중단해야 할 상황”이라고 질타를 이어갔다.
아울러 “월 30만원 지원하는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의 수혜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예산은 통과됐지만 입법이 안되고 있어서 제때에 지원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여야 합의로 본회의에 상정되었는데도 마냥 입법이 미뤄지고 있는 청년기본법, 소상공인기본법, 벤처투자촉진법 등 민생법안도 국민의 삶과 경제에 직결되는 시급성을 다투는 법안들”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간곡히 요청드린다. 이제 볼모로 잡은 민생, 경제법안을 놓아주시길 바란다”며 “진정으로 민생과 경제를 걱정한다면 민생·경제법안 만큼은 별도로 다뤄주길 바란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엄중히 여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올해를 마감하는 소회에 대해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꿋굿이 이겨내며 희망의 싹을 틔운 보람있는 한해였다.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국민들의 노력과 헌신 덕분”이라며 “일터와 가정, 어디에서나 묵묵히 자신의 직분을 다하면서도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위해 참여하고 나누며, 연대해 주신 국민여러분이 한없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세상을 바꾸는 힘은 국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한 한해였다”며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로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었지만 국민들의 응원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가가 됐다. 핵심 소재‧장비 국산화와 산업 육성 등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의 주춧돌을 놓는 기회로 감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3.1독립운동 100년의 의미를 되살려 의지를 모아준 국민들의 힘이었다. 적지 않은 갈등과 혼란을 겪었지만 국민들의 절절한 요구가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를 한단계 높이며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며 “검찰개혁의 제도화가 결실을 맺을 마직막 단계에 도달했고, 우리사회 전반의 불공정을 다시 바라보고 의지를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촛불정신을 계승하며 변함없이 뜻을 모아준 국민들의 힘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저와 정부는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한해를 결산하고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면서 “오늘 내가 남긴 이 발자국이 역사가 된다는 소명의식으로 최선을 다해 국민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겠다. 국민들께서도 한해 잘 마무리 하시고 더 행복한 2020년 새해를 맞이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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