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형강 규격 82개→176개…강재량 절감·설계 효율
제강사 반대에 KS 개정 절차 지지부진
   
▲ 현대제철이 제작한 H형강. /사진=현대제철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현대제철이 건축용 철골로 주로 쓰이는 H형강의 94개 신규 규격을 추가했다. H형강 규격 확대로 기존 82개에서 176개로 늘어나며 강재량 절감과 설계 효율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다만 대형 규격 확대 인증을 위한 KS 개정 절차는 일부 제강사의 반대로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현대제철은 400x400 등 대형 H형강 규격을 추가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10월에는 RH+(현대제철 개발 H형강 신규 규격) 제품 초도 출하행사를 갖고 RH+ 약 300여톤을 초도 물량으로 공급했다. 현재까지 시장에 약 1000톤의 물량을 추가 공급했다.

다만 대형 규격 확대 인증을 위한 KS 개정 절차는 일부 제강사의 반대로 현재 개정 진행이 멈춰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H형강 규격 확대한 것을 KS 개정을 통해 인증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건설사 등 수요업체도 원하고 산업경쟁력을 위해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H형강 신규 규격의 KS 인증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정부와 학계, 산업계 등은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3차례에 걸쳐 H형강 신규 규격 확대 논의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해당 위원회가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4차 전문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 KS 규격 개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요업계는 H형강 신규 규격 추가를 두고 규격 확대가 건설 설계 효율성과 강재 사용량 절감 등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 철강제품 KS 기준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이 많지 않다”며 “수요자의 경우 현재 인증된 제품을 선택해서 사용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건설사 역시 최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기단축과 강재량 사용절감, 공사단가를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에 기존 10가지의 선택지에서 제품을 선택하는 것보다 20가지의 선택지를 준다면 경제성과 안정성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건설업계는 KS 인증 규격이 확대되면 설계에 다양한 H형강규격을 반영해 설계의 편리함과 함께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지니어들이 주로 사용하는 설계 프로그램의 포트폴리오는 국가코드를 기준으로 작성하고 있다”며 “이에 신규 H형강 규격이 KS 인증을 취득해 프로그램화된다면 설계 프로그램을 통해 H형강 제품을 적재적소에 사용하기 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강업계는 H형강 규격 추가를 통해 소비자 선택권 확대는 물론 국내 H형강 산업의 보호와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노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H형강과 관련해 82종의 KS 인증 규격이 있다. H형강 규격 확대를 진행하면 다품종 소량생산 체재로 변화하게된다. 이렇게 되면 해외 철강사의 국내 시장 진입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H형강 KS 규격의 확대는 국내 실수요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의 JIS는 356종의 규격을 갖고 있으며 미국의 ASTM 289종, 유럽의 EN 404종의 H형강 규격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82종에 그치고 있어 선진국 대비 H형강 규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압연 H형강 규격의 부족으로 인해 후판을 용접해 만드는 빌트업 H형강 사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빌트업 H형강의 경우 KS와 같은 품질을 관리할 기준이 부족해 압연 H형강 대비 품질을 보증할 수 없다"며 "국내 철강사들이 H형강 KS 규격 확대를 통해 품질이 보장된 제품을 선보이게 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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