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신한울 원전 1·2호기 가동이 또다시 연기된 가운데 안전성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올해 9월부터 전기를 생산할 예정이었던 이들 원전의 사업계획을 2021년 8월로 연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경주 지진과 관련한 부지 안전성 평가로 사업기간을 9월까지 늘린 데 이어 이번에 추가로 지연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사업기간은 기존 대비 11개월 길어진 136개월로 책정됐으며, 발전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2년 미뤄지게 됐다.
산업부는 공정률 98.74% 상태인 이들 원전이 가압기안전방출밸브(POSRV) 보완으로 재연기 된 것에 대해 "국회 등의 안전성 지적에 따라 점검했고, 내부 압력을 조절하는 문제 등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17년 12월 이뤄진 선행호기(신고리 4) 운영허가 지연에 따른 규제심사 지연부터가 문제라는 반론이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6년 9월12일 규모 5.8의 경주 지진 발생 당시 인근 원전(신고리 1·2호기)에서 관측된 최대지반가속도는 0.0244g였으며, 규모 5.4의 포항 지진 때는 0.01g에도 미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고리 원전 노형인 APR1400의 설계값(0.3g)의 2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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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울 3·4호기 전경/사진=한국수력원자력 새울본부 |
또한 △설계 시공 △각 설비에 대한 사용전검사 △시운전시험이 완료된 발전소에 대해 불필요한 규제가 적용한 사례이며, 이들 원전보다 오래된 2세대 원전(월성 2~6호기)보다 엄격한 잣대로 평가됐다는 것도 언급됐다.
신한울 1·2호기 위치가 경주·포항지진 진원에서 신고리 원전보다 거리가 2배 가량 멀다는 점도 거론됐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물체의 흔들림을 나타낸 진도는 진원에서 떨어질수록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강창호 원자력정책연대 법리분과위원장은 "APR1400은 규모 7.0의 지진까지는 전기를 만들 수 있으며, 이를 넘는 강진에도 생산을 멈출 뿐 발전소 붕괴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안전정지계통 내진성능을 강화한 덕분으로, 한국형 원전의 운영을 지진을 이유로 미루는 것은 비과학적인 결정이라는 것이다.
같은 노형인 신고리 3·4호기 준공, 신고리 5호기 원자로 설치 등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울산 울주군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참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고리 5·6호기는 각각 2023년 6월, 2024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신한울 1·2호기처럼 완공을 앞두고 발목이 잡힐 수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의 영향이라는 의문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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