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금융계 전반적으로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한 세대교체 바람이 일고 있지만 국내 증권사 CEO들 상당수는 호실적을 기반으로 한 ‘장기집권’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가 올해로 13년째 CEO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DB금융투자 고원종 대표‧메리츠종금증권 최희문 대표 등의 연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년 이상 임기를 이어가고 있는 증권사 CEO들의 다수가 올해에도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국내에서 임기를 이어가고 있는 증권사 CEO 중에서 가장 길게 대표이사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인물은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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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2008년 6월 교보증권 대표직에 오른 김해준 사장은 올해로 13년 차 CEO가 됐다. 이미 연임에 5회 성공한 그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또 한 번의 연임에 도전할 예정이다.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김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김 대표 체제에서 교보증권의 실적이 워낙 좋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은 지난 2016년 6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이후 3년 연속 순이익이 급증하고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750억원을 기록해 이미 전년 연간 순이익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 역시 2010년 5월부터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장수 CEO다. 고 대표 또한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돼 주총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DB금투의 경우 작년 실적은 다소 감소한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 2017년 고 대표 연임 이후를 기준으로 잡으면 DB금융투자의 순이익은 무려 3배(198%)가량 증가했기 때문에 연임 가능성은 낮지 않다.
최근 들어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 중 하나인 메리츠종금증권 최희문 대표 역시 지난 2010년 2월 취임해 ‘집권 10년’을 넘겼다. 취임 첫 해 359억 수준이던 메리츠종금증권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4년 1000억원대로 급상승했다.
이후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등 도전적인 행보를 바탕으로 기존 1조원대였던 메리츠종금의 자기자본은 현재 3조원 중반까지 늘어난 상태다. 최 대표의 연임 가능성 또한 높게 예상되고 있는 이유다.
올해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이럴수록 기존에 탄탄한 실적을 기록했던 베테랑 CEO들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증권사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대외적 측면에서 경영환경이 변화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중소형사들의 경우 이미 많은 경험을 쌓은 CEO들에게 계속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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