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새롭게 금투협회장에 취임한 나재철 회장이 협회조직을 개편하고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는 작업에 나서면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나 회장은 ‘단순 조율자를 넘어선 능동적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우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완화’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지난 2일 취임한 나재철 회장이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나 회장은 취임사에서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친다’는 의미의 제구포신(除舊布新)이라는 사자성어로 자신의 포부를 요약한 바 있다. 조직 내부에서 불거진 노조와의 갈등이나 업계 전반에 드리워진 위기감을 능동적인 자세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부분이다.

   
▲ 나재철 신임 금투협회장의 모습 /사진=금융투자협회


우선 나 회장은 조직 정비에 곧장 돌입했다. 윤영호 정책지원본부장 직무대리, 임규목 홍보실장 이사부장 등을 직접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기존 보직 변경이 필요한 부문에서 일부 인사를 단행했다.

현재 금투협 임원진은 일괄 사표를 낸 상태다. 작년에 권용원 전 회장이 타계한 후 제출한 사표가 아직 계류된 상태다. 조만간 사표가 수리되면 본격적인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나 회장은 각 부서에서 인력을 차출해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부 정비와 함께 나 회장은 조직 외부, 특히 금융당국에 대한 목소리 내기에도 함께 나섰다. 이 역시 나 회장의 취임 일성에서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선제적인 협상자로서의 역할에 주목하고자 한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특히 나 회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완화를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로 지목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증권사에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점차 줄여 2021년 7월까지 자기자본의 100% 수준으로 맞추는 제재 방침을 발표한 상태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나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부동산 PF 규제를 비롯한 시장 전반에 대한 정부규제 정책의 노선 변경을 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나 회장은 대신증권 대표이사였던 작년 초 1000억원을 투자해 부동산신탁 사업자인 디에스에이티컴퍼니(대신자산신탁)을 설립한 경험도 갖고 있다. 본인이 부동산 관련 사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는 만큼 당국과의 의견 조율에도 적합할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한 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PF 규제 문제는 현재 업계의 가장 큰 화두이자 신임 나 회장의 성향을 알 수 있는 이슈가 될 것”이라면서 “업계의 목소리를 잘 수렴해 당국과의 갈등을 봉합하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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