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두회사의 합병으로 2020년까지 매출 40조원 회사로 성장하도록 할 것이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30일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 자리에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은 현안 해결과 위기 극복의 중요한 열쇠가 될것”이라며 “합병 시너지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오른쪽)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왼쪽)이 IR 행사장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중공업)

박 사장은 이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질문에 답했다.

박 사장은 “두 회사는 서로가 가진 강점과 약점이 뚜렷해 서로 보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합병은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2020년 매출 40조원을 향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내놨다. 사업부문별로는 ▲조선 6조원 ▲해양시추설비 4조원 ▲해양생산설비 8조원 ▲화공플랜트 11조원 ▲발전설비 4조원 ▲산업환경 2조5000억원 등이다.

박 사장이 합병 시너지를 가장 크게 기대하는 분야로는 '설계 역량 확보'를 들었다.

박 사장은 “통상 해양플랜트 설계 인력을 신규 육성하는 데는 3~5년이 걸리지만, 타사 사례를 보면 육상플랜트 설계 인력을 해양 설계인력으로 육성하는 데 6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어 “삼성엔지니어링의 설계 인력 가운데 해양플랜트 톱-사이드(상부) 상세 설계가 가능한 인원이 약 100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합병 후 통합구매를 통해 획기적인 원가 절감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전했다.

박 사장은 “즉시 통합 구매할 수 있는 품목만 해도 1조1000억원에 달한다”며 “통합 구매를 통해 연간 1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합병으로 부채비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양사 부채 총계는 17조8000억원까지 증가하겠지만 자본 총계도 신주발행 등을 통해 8조원 수준으로 늘어나 회사측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사장은 “지난 6월 말 현재 재무상태표를 기준으로 추산해 보면 합병 회사의 부채비율은 223%로, 기존 삼성중공업의 단독 부채비율 226%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기업설명회에 함께 참석한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글로벌 엔지니어링사와 협업에서도 유리한 점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발전사업에 대해서는 IOC, NOC 등 발주처 고객들이 발전 사업도 많이 하고 있어 양사 고객통합 측면에서 시너치 창출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합병으로 자체 설계역량을 확보하게 되면 테크닙 등 글로벌 엔지니어링사와 경쟁 구도로 가는 것이냐’는 애널리스들의 질문에 대해, 박 사장은“테크닙의 경우 육상플랜트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과, 해양플랜트에서는 삼성중공업과 협력하는 관계다. 배타적인 경쟁자가 아니다. 프로젝트 규모 별로 여러 회사가 합종연횡한다. 특히 동아프리카에서 진행되는 LNG 프로젝트의 경우 해상은 삼성중공업과 테크닙, 육상은 삼성엔지니어링과 테크닙이 파트너가 돼 있다. 이런 경우 창구가 하나로 단일화되고, 하나의 팀이 된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했다.[미디어펜=정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