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황 보며 양산 물량 정할 것"
포스코강판과 시장 양분…전자제품 중심 판매 확대
   
▲ 김연극 동국제강 사장. /사진=동국제강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동국제강이 올해 상반기 내 잉크젯 프린트 강판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조선 등 수요산업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던 동국제강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투자로 고급재 시장 수요 선점과 제품 다변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잉크젯 프린트 강판의 양산을 앞두고 있다. 

김연극 동국제강 사장은 기자와 만나 "마지막 테스트 중으로 2~3개월 더 소요된다"며 "5~6월에는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 물량에 대해선 "시장 상황을 봐가며 생산할 예정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물량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수년간에 걸친 연구 노력 끝에 잉크젯 프린트 강판을 양산하게 됐다. 잉크젯 프린트 강판은 컴퓨터에 연결된 잉크젯 컬러 프린터처럼 4∼7색 잉크를 디지털로 조합해 강판에 분사한 제품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철판이 계속 흘러가는 상태에서 발포칼라를 뿌리는 방식으로 운영돼 생산성이 높다. 잉크젯 프린트 강판은 동국제강의 컬러강판이 주목받고 있는 인도와 중국 등 시장에서의 고부가 수요에도 대비할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부산공장에서 메인 라인 중 광폭 제품 생산이 가능한 5CCL(연속컬러도장라인)을 이용해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큰 시장이 아니다 보니 대규모 투자 보다 고객사 시장을 보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에는 포스코강판이 철강재 전용 잉크를 사용해 기존 프린트 강판보다 4배 이상 선명한 '포스아트'로 먼저 진입해 있다. 지난 2013년 개발을 시작해 완성된 포스아트 강판은 건축용 고급 내·외판재와 가전용 외판재, 고급가구 및 명패, 액자 등에 쓰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8주기에서 포스아트로 제작된 영정사진이 처음 놓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동국제강은 전자 제품을 중심으로 점차 고객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아직 영세한 시장이지만 기술력을 확보한 것과 고부가 가치 시장을 선점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조선 등 주요 전방산업에 판매될 수 있는 잠재성도 고려해 동국제강이 진입을 시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이 제품 개발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철강업황 둔화와 경쟁업체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방산업 침체와 해외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신흥국의 철강 신설비 증가 등으로 올해 철강업계는 실적 개선 요인이 없다. 여기에 KG동부제철은 당진공장에 컬러강판 라인 4기를 마련해 컬러강판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국내 컬러강판 시장은 연간 약 200만톤 규모로 동국제강(75만톤), 동부제철(45만톤), 포스코강판(40만톤), 세아씨엠(21만톤) 순이다. 

동국제강은 올해 R&D에 중점을 두고 잉크젯 프린트 강판에 이은 고부가가치 컬러강판 제품을 확대해 경쟁사와 격차를 넓히고 신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생산라인과 연구진간 시너지를 위해 특수강사업팀을 기존 포항 중앙기술연구소에서 당진공장으로 옮기고 고강도·고성능의 신강종을 연구, 양산할 예정이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