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조국과 이재용의 ‘정의’는 다르다?…도 넘은 여론재판
조한진 기자
2020-01-22 11:39

   
산업부 조한진 기자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범여권 국회의원들과 일부 시민·노동단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진행 과정이 마음에 들이 않는 모양이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34명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동조합총연맹·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참여연대·한국YMCA전국연맹은 21일 ‘삼성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죄의 실체를 규명하고 책임을 묻는 판결로 사법정의를 세워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17일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증거로 받아들이지 않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기록과 함께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양형심리에 미치는 영향, 준법감시위의 실효성 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성명서에 참여한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의 결론은 사실상 정해져 있다. 자신들의 주장이 ‘정의’이고 ‘국민의 뜻’이라며 예단을 늘어놓고 있다.


재판부에 대한 압박도 서슴지 않고 있다. 성명서에는 ‘재판부의 역할은 과거 이재용 부회장이 범한 범죄를 단죄하는 것’, ‘재판부가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 운영을 통해 재벌체제의 혁신, 정경유착의 근절, 사법 정의를 세우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결코 이 재판의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마치 자신들이 정한 가이드 라인을 재판부가 벗어나지 말라는 경고로 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 우리 사회를 반으로 갈라놓았던 ‘조국 사태’ 때 범여권과 시민·노동단체들은 대부분 침묵했다. 오히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감싸기 바빴다. 불법과 편법 의혹이 불거졌던 사안에는 애써 시선을 돌렸다. 범여권과 시민단체들의 ‘정의’라는 잣대가 ‘우리’와 ‘남’ 그리고 사안에 따라 시시각각 변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이다.


우리 국민은 누구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헌법 27조에는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헌법재판소 결정례에도 ‘우리 헌법에는 비록 명문의 문구는 없으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음이 명백하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공개된 법정의 법관 앞에서 모든 증거자료가 조사되고 검사와 피고인이 서로 공격·방어할 수 있는 공평한 기회가 보장되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포함한다’고 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 기록 증거 채택, 준법감시위 사안 등은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법리적 판단을 기반으로 해석·결정하고 있다.


재판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국회의원과 시민·노동단체가 나서 재판부를 겁박하며 판결에 영양을 주려는 행태는 곤란하다. 공정한 재판은 우리 국민에게 보장된 권리다. 이 부회장도 마찬가지다. 불필요한 외압은 없어야 한다. 최종 판단은 오롯이 재판부에게 맡겨야 한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오늘의 인기기사

<-- log -->
PC버전
© 미디어펜 Corp.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