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가 전 세계 통틀어 사상 최초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2일 밤 10시 15분(이하 한국시간)부터 태국 방콕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겸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4강전에서 김대원과 이동경의 골로 2-0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결승 진출과 동시에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도쿄올림픽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제 한국은 오는 26일 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 대망의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사우디는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제치고 결승에 올랐다. 

김학범 감독은 오세훈을 원톱으로 두고 김대원과 엄원상을 좌우 날개에 배치했다. 중원에는 김동현, 정승원, 원두재가 자리했다. 포백 수비 라인은 강윤성, 이상민, 정태욱, 이유현으로 구성했고 골문은 변함없이 송범근이 지켰다.

전반부터 한국이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몰아붙이며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3분 오세훈의 강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공격의 포문을 연 한국은 엄원상의 스피드와 오세훈의 높이, 김대원의 발재간을 이용해 호주의 골문을 위협했다.

한국으로서는 무척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전반 24분 엄원상의 패스를 받은 오세훈이 상대 수비를 등지고 있다가 빙글 돌아서며 왼발 터닝슛을 날렸다. 기막한 슛 동작이었고 볼이 예리하게 날아갔으나 호주 좌측 골대를 때리고 말았다.

이후에도 한국의 맹공이 이어졌지만 마지막 마무리가 아쉬운 가운데 추가시간 김대원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골문을 살짝 비껴가며 전반은 득점없이 끝났다.

후반 들며 김학범 감독은 체력 소모가 많았던 엄원상 대신 이동준을 교체 투입했다. 그리고 후반 6분만에 한국은 또 한 번 골대 불운으로 땅을 쳤다.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으로 올라온 볼을 정태욱이 헤딩슛한 볼이 좌측 골대를 맞고 나왔다. 흘러나온 볼을 김대원이 재차 슛했으나 호주 골키퍼가 쳐냈다.

한국의 슛과 골대의 인연(?)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후반 10분 역습 찬스에서 이유현이 때린 슛이 또 한 번 호주 좌측 골대를 맞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튀어나온 볼을 김대원이 재차 슈팅해 기어이 골을 뽑아냈다. 세번째 골대를 맞힌 후 나온 선제골이었다.

한국이 1-0 리드를 잡았음에도 김학범 감독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18분 정승원 대신 이동경을 교체 투입해 오히려 공세를 강화했다. 그리고 이 교체는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후반 31분 호주 진영에서 원두재가 머리로 떨궈준 볼이 이동경 쪽으로 갔다. 볼을 잡은 이동경이 드리블로 수비를 제친 후 강력한 슛을 날렸다. 이번에도 볼은 호주 골대를 맞았지만, 처음으로 골문 안쪽으로 향했다. 2-0으로 달아나는 멋진 추가골이었다.

다급해진 호주는 공격수들을 잇따라 교체 투입하며 만회를 위해 애썼다. 한국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힘든 시간이 됐지만 혼신의 힘으로 뛰어다니며 수비를 하고 공격을 펼쳤다. 

한국은 마지막 교체카드로 김대원 대신 김태현을 투입해 적절히 시간을 보내며 완벽한 승리로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