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 세계 최초로 올림픽 본선 9회 연속 진출의 새 역사를 쓴 것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2일 밤(이하 한국시간) 열린 호주와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겸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4강전에서 2-0으로 이겼다. 결승에 오른 한국은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고, 오는 26일 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사상 첫 이 대회 우승을 노리게 됐다.

이날 호주전에서 김학범 감독의 작전과 용병술은 완벽했고,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뛰며 잘 싸웠다.

그래도 골을 넣었기에 이길 수 있었고, 도쿄행을 이끈 골은 김대원(23·대구FC)과 이동경(23·울산현대)이 터뜨렸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김대원의 선제골은 후반 10분께 나왔다. 사실 김대원의 골은 속된 말로 '주워먹은 골'이었다. 한국의 역습 찬스에서 이유현이 때린 슛이 호주 왼쪽 골대를 맞고 나왔다. 달려든 김대원이 재차 슛해 호주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운이 따른 골이었지만 한국의 골대 불운을 지운 골이기도 했다. 앞서 한국은 전반 24분 오세훈의 중거리슛, 후반 6분 정태욱의 헤딩슛이 잇따라 골대를 맞는 불운을 겪은 바 있다. 

세번째 골대를 맞힌 볼을 김대원이 골로 해결한 것. 이전 여러 차례 슛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살짝 비켜가거나 골키퍼에게 걸려 아쉬워했던 김대원은 좋은 위치 선정과 순발력으로 한국에 천금과 같은 선제골을 안긴 것이다.

김대원이 도쿄행 문을 열었다면, 마무리는 이동경이 해냈다. 선발 명단에서 빠져 벤치 대기하던 이동경은 한국이 1-0으로 앞선 후반 18분 정승원 대신 교체 투입됐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지친 동료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뛰어다니며 호주 진영을 헤집던 이동경은 완벽하게 '조커' 역할을 했다. 후반 31분 역습 상황에서 원두재가 머리로 떨궈준 볼을 드리블 후 멋진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공교롭게도 이동경의 슛도 골대를 맞았지만 이번에는 호주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동경'이라는 이름 때문에 '도쿄리'로 불리는 이동경이 한국의 도쿄 올림픽행을 확정짓는 쐐기골을 뽑아낸 것은 운명과도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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